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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뷰] ‘테레즈 라캥’…금지된 사랑이라 더 빛나고 간절하다
입력 2014-07-10 12:28 
사진=포스터
만나지 말았어야 될 테레즈와 로랑의 금지된 사랑이 치명적이게 애절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MBN스타 여수정 기자] ‘뱀파이어가 된 신부, 친구의 아내를 탐하다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로 대중을 자극했던 박찬욱 감독의 ‘박쥐. 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에밀 졸라의 원작 ‘테레즈 라캥이 그대로 스크린에 등장했다. 찰리 스트레이턴 감독의 ‘테레즈 라캥이 바로 그 작품이다.

‘테레즈 라캥은 하층민인 주인공과 불륜, 살인 등의 자극적인 소재 때문에 출간 당시 논란을 산 바 있다. 하지만 자극적이기에 영상화됐을 때는 글이 미처 담지 못한 테레즈와 로랑, 카미유의 감정이 적절하게 녹아있다. 그래서 쉽게 몰입이 되고 상황에 대한 이해가 쉽다.

원작 그대로 충실했기에 내용도 소설 그대로다. 욕망과 삶을 모두 억압당한 채 살아온 테레즈가 남편의 친구 로랑과 위험한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비극적인 사랑이야기를 그렸다.

특히 ‘사랑과 전쟁에서 볼법한 이야기가 주요 내용이지만, 1860년대 파리를 재현한 주변배경, 배우들의 의상 덕분에 묘하게 아름답다. 불륜이란 소재에 어울리지 않는 산뜻한 배경이 아이러니할 만도 하지만 환상 조합 그 자체다.

또한 친구의 아내를 사랑한 남자 로랑과 남편의 친구를 사랑한 여자 테레즈, 그런 이들의 관계를 전혀 눈치 채지 못하는 남편 카미유의 금지된 삼각관계는 긴장을 더한다. 시작만 어려울 뿐, 점점 더 대범하게 사랑을 속삭이는 테레즈와 로랑은 치명적인 관계에 정점을 찍는다. 내가 너의 것이냐”는 질문으로 서로의 사이를 확인하는 두 사람, 테레즈 무릎에 누워 잠이 든 카미유가 곁에 있음에도 스킨십을 하려는 모습, 신혼 방에 습격한 로랑을 시어머니에게 들키지 않게 하기 위해 자신의 치마 속에 감추는 테레즈 모습 등 보는 이들마저도 아슬아슬하게 만든다.

모든 장애물(?)을 제거하고 결국 사랑을 얻지만, 이 역시 또 다른 불행의 시작을 알린다. 때문에 테레즈, 로랑의 최후는 마치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는 것도 같다. 익숙하지만 사랑의 끝이 비극적이라 더 강렬하다.

‘박쥐 속 김옥빈이 조금은 순종적인 며느리였다면, ‘테레즈 라캥의 엘리자베스 올슨은 적당히 반항하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주장하는 며느리다. 그녀들의 잃어버린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송강호와 오스카 아이삭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칠고 마성을 드러낸다. 다른 듯 비슷하고 비슷한 듯 달라 비교하는 재미도 있다.

포스터 속 문구처럼 테레즈가 이 지옥에서 날 구해줘”라고 로랑에게 외치지만, 결국 두 사람이 지옥행을 함께 택한 셈이다. 이는 사랑을 위해서는 희생할 수도 있고, 금지된 사랑으로라도 행복을 찾고자하는 테레즈의 애절함이 담긴 것이다. 오는 10일 개봉.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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