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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나이더 ‘미친’ 존재감…슈퍼캐치에 결정적 한 방
입력 2014-07-09 22:21  | 수정 2014-07-09 22:31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 경기, 6회초 2사 2루에서 LG 스나이더 중견수가 두산 오재일의 안타성 타구를 호수비로 처리하고 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 새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가 환상적인 수비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LG 선발 우규민의 감탄사와 만세를 이끌어낸 명품 수비였다. 그리고 연장 10회말. 결정적 순간에 극적인 첫 안타를 2루타로 장식했다. 스나이더가 자신의 존재 가치를 두 번째 경기서 입증시킨 순간이었다.
스나이더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4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전날(8일) 대타로 데뷔전을 치렀던 스나이더의 첫 선발 출전 경기였다. 사실상 정식 데뷔전. 이날 경기에 앞서 양상문 LG 감독은 스나이더가 중견수를 가장 자신 있어 해서 선발로 넣었다. 이병규(7번)도 어제 수비 도중 골반 통증을 호소해 무리시키지 않고 휴식을 줬다”고 밝혔다.
또 양 감독은 주자가 없는 상황에선 삼진을 당해도 괜찮다. 주자가 있을 때 쳐주면 된다”며 주자가 있을 때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느냐, 타구를 만들어 내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스나이더는 이날 양 감독의 기대에 만족할만한 대활약을 했다. 스나이더는 5차례 타석에 들어서 3타수 1안타(2루타) 1사구 1타점을 기록했다. 한국 무대 첫 안타와 타점을 신고하며 충분히 가치 있는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한 방이 아쉬웠던 스나이더는 연장의 사나이로 승부를 갈랐다. 주자가 있는 상황서 팀의 3득점에 모두 기여했고, 주자가 없는 상황서는 범타로 물러났다.
스나이더는 1회 1사 1, 2루 찬스서 첫 타석에 들어서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를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전날에 이어 세 타석 만에 두 번째 몸에 맞는 볼. 위압감을 느끼게 해준 장면이었다. LG는 1사 만루서 이진영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따냈다.
스나이더는 주자가 없는 4회 선두타자로 나서 니퍼트의 3구째 낮은 변화구를 받아쳐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나는 변화구에 또 방망이가 나가는 약점을 노출했다.
그러나 스나이더는 6회 첫 안타 실패의 아쉬움을 해소시키는 명품 수비와 타점을 올렸다. 수비는 합격점을 받기 충분했고, 찬스서 집중력도 절반의 성공을 이뤄냈다.

LG는 1-0인 6회초 처음으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며 위기를 맞았다. LG 선발 우규민은 선두타자 박건우를 우전안타로 내보낸 뒤 정수빈의 희생번트로 1사 2루에 몰렸다. 최주환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냈으나 안타 1개면 동점을 허용할 수 있는 상황. 우규민은 오재일에게 중전 안타성 타구를 허용했다.
그러나 딱 하는 소리와 함께 스나이더가 타구의 낙하지점을 직감하고 빠르게 스타트를 한 뒤 환상적인 다이빙캐치로 공을 낚아챘다. 슈퍼캐치였다. 그 순간 안타인 줄만 알았던 우규민은 감탄사를 내뱉으며 만세를 부르고 환호했다. 우규민은 스나이더를 향해 감사의 인사까지 했다. 동점을 막은 수비였다. 우규민도 6회까지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냈다.
스나이더는 6회말 귀중한 타점으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LG는 정성훈과 박용택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 찬스를 잡았다. 스나이더는 니퍼트의 2구째를 공략해 큼지막한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 정성훈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LG는 2-0으로 달아났다.
LG는 8회초 두산에 2실점을 하며 2-2 동점을 허용했다. 스나이더는 이어진 8회말 1사 후 주자가 없는 상황서 바뀐 투수 이현승을 상대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LG와 두산은 9회 각각 결정적 득점 찬스를 병살타로 허무하게 날린 뒤 연장전에 돌입했다.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 경기, 2-2로 맞선 연장 10회말 무사 1루에서 LG 스나이더가 중월 2루타를 치고 진루하고 있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미친 존재감의 완벽한 피날레를 완성시켰다. 스나이더는 연장 10회말 무사 1루서 정재훈을 상대로 중견수 키를 넘기는 결정적 2루타를 때려냈다. 극적인 순간 첫 안타가 터져나온 것. LG는 이진영이 고의4구로 만루 찬스를 만든 뒤 정의윤이 끝내기 안타로 두산을 3-2로 꺾고 2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LG의 극적인 2연패 탈출. 결정적 순간마다 스나이더의 존재감은 빛났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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