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마켓레이더] 만기 짧은 채권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입력 2014-07-09 17:14 
하반기 들어서면서 국내외 채권시장 움직임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6월 하순 이후 미 국채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오히려 국내 국채금리는 0.1%포인트 이상 하락하고 국고 10년물 기준 3.09%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7월 금통위에서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미리 반영돼 국내 중장기 시장금리 하향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국내외 경제 상황과 시장금리 흐름이 상이한 '디커플링'이 발생하는 또 다른 이유는 하반기 글로벌 경기는 미국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예상되는 반면 국내 경기는 원화 강세와 세월호 사건 여파로 인해 둔해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하지만 4분기로 갈수록 국내외 시장금리가 점차 동조화(커플링)되면서 완만한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 펀더멘털 회복과 미국 통화정책의 정상화가 결국에는 국내 금리 상승을 견인할 전망이다. 다만 국내외 시장금리가 빠르게 동반 상승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첫째,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폭이 크고 예상 시점인 내년 하반기보다 일러야 한다. 둘째, 민간 자금수요가 살아나야 한다. 첫째 요건이 채권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위해서는 4분기 양적완화 축소가 종료되면서 미국 고용 회복이 기대 인플레이션 확대와 실질임금 인상을 동반할 정도로 꾸준히 지속돼야 한다. 둘째 요건이 충족되기 위해서는 국내 추경예산 편성을 통한 정책 당국의 적극적인 내수경기 부양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부동산 금융 규제 완화를 통한 거래 활성화도 필요하다.
결국 국내외 시장금리가 펀더멘털 측면에서 완만하게 동조화하면서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에서는 한 차례(0.25%포인트) 이상의 기준금리 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이러한 상황을 선반영해 시장금리가 급락한 결과 중장기 채권의 신규 투자 시 예상 수익률은 3% 초반대로 떨어졌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오른 장기채권을 추격 매수하기보다 매도한 뒤 단기채권으로 옮겨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가들은 여전히 채권을 사 모으고 있다. 이는 이자 수익을 취하면서 만기까지 보유하는 투자 전략(Buy&hold)을 활용하는 보험 등 장기투자자 비중이 과거보다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10년 이상 장기채를 만기까지 보유할 계획이 아니라면 일반 투자자들은 하반기에 채권 이자(쿠폰)가 은행 예금금리를 초과하고 가격 변동성이 작은 만기 5년 이하 우량 단기채를 매수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백혜진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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