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거품 논란속에서도 헤지펀드 공매도 규모 금융위기이후 최저
입력 2014-07-09 14:27 

월가에서 다시 비관론자들이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지난주말 뉴욕 다우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심리적 저항선인 1만7,000선을 넘어서는 랠리를 펼친뒤 이번주들어 7, 8일 이틀 연속 주가가 다소 큰폭으로 빠졌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큰폭의 주가 조정을 예고했지만 정반대로 증시랠리가 지속되면서 '양치기 소년'이 된 닥터둠 마크 파버 마크파버리미티드 회장은 8일 CNBC에 출연, "이번에야말로 대하락장이 시작될 것"이라며 예의 증시비관론을 다시 들고 나왔다. 파버 회장은 "모든 자산에 거대한 거품이 끼어있다"며 "결국 터질 것이다. 아니 이미 거품은 터지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파버 회장은 "지난 2년간 대폭 조정을 예견해왔다는 점에서 어떻게보면 내 전망은 확실히 잘못된 것으로 볼수 있다"며 고해성사를 하면서도 "S&P 500지수가 지난 2011년 10월 이후 11% 이상 빠지는 큰폭 조정 없이 수직상승했다는 점에서 이제 증시는 조정이 아니라 본격적인 약세장(베어마켓)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버 회장은 글로벌 경제가 강해지는 대신 약해지고 있고 미국내 정치적 문제와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유가가 증시에 부담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파버 회장은 S&P 500지수가 30%가량 큰폭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의 심리상황을 보여주는 시장 공포지수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가 지난 이틀간 16% 급등, 지난 4월 이후 석달래 가장 큰폭으로 상승하면서 이를 본격적인 조정 신호로 해석하는 전문가들도 늘고 있다. 스타우드캐피탈의 배리 스턴리흐트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출연, "자산 거품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테일리스크에 주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레이먼드제임스의 제프리 소트 전략가도 7월 중순이나 8월 초순께 미국증시 조정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증시 거품논란속에 본격적인 조정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돈냄새를 잘 맡는 헤지펀드들은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자 파이낸셜타임스는 시장조사기관 마킷자료를 인용, 미국.영국.유럽시장에서 헤지펀드 공매도규모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S&P 500지수의 경우 공매도 규모가 전체주식의 2%수준으로 마킷이 관련 자료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0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범유럽권 지수인 유럽 스톡스(Stoxx) 600 지수의 경우, 공매규모가 전체 주식의 2%를 소폭 웃둘았고 영국 증시(FTSE) 공매도 규모는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 연도에 미국증시 공매도 규모가 5.5%에 달했던것과 비교하면 공매도 규모가 확 줄어든 셈이다.공매도란 주식을 빌려 시장에 내다판뒤 나중에 해당 주식 가격이 더 떨어지면 낮은 가격에 사들여 주식을 상환하고 그차익을 먹는 헤지펀드 투자전략이다. 주가하락 가능성이 높을때 공매도 규모는 늘어나게 된다. 헤지펀드가 공매도 규모를 줄였다는 것은 그만큼 증시 하락보다는 상승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는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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