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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외환銀 조기통합 `쟁점화` 결국 실마리는…
입력 2014-07-09 11:28  | 수정 2014-07-17 09:52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 작업이 본격화 하고 있다.
최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두 은행의 조기통합론에 불을 지핀후 외환은행 수장이 화답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하나금융은 2012년 외환은행 인수 당시 '5년간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고 합의한 바 있어 외환은행 노조가 거세가 반발하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외환은행 직원들의 불안감을 잠재울 현실적인'당근책'이 무엇이 나오느냐에 따라 조기통합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7일 오후 사내인트라넷을 통해 "은행업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고 국내외 금융권의 경쟁심화와 규제강화 등으로 경영상황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며 "조기통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직과 구성원이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하나의 그룹이라는 현실을 직시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냉철한 이성으로 통합 논의를 판단해 달라"고 당부했다.
32년 동안 외환은행에서 근무한 내부출신 행장인 김 행장의 이번 메시지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조기통합 관련 발언에 호응하면서 직원들의 정서적 거부감을 가라앉히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3일 김정태 회장은'깜짝'기자간담회를 갖고 "이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통합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때"라고 언급하며 하나·외환은행의 조기통합 추진을 시사했다.
이러한 김 회장의 발언은 외환은행의 급격한 수익성 악화가 발단이 됐다.
2011년 하나은행(1조207억원) 보다 높았던 외환은행(1조6220억원)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3600억원 수준으로 곤두박질 쳤다. 이는 하나은행(6550억원)보다 낮으며 지방은행인 부산은행(307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외환은행의 강점인 외국환 부문까지 경쟁력이 상실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환은행의 외환수수료 수익은 2011년 2180억원에서 2013년말 1920억원으로 줄었다.
이와 함께 올해 통합한 인도네시아 법인의 시너지 효과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나금융에 따르면 지난 2월 인도네시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합쳐서 만든 새 법인'PT Bank KEB Hana Indonesia'는 통합 후 실적이 급증세를 타고 있다.
통합 전 12조9790억루피아였던 총 자산은 6월말 현재 14조 6490억루피아로 4개월 새 12.9% 증가했다. 이러한 효과 등으로 하나금융은 오는 10월께 중국 하나·외한은행에 대한 통합작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외환은행 노조는 "조기통합 논의는 합병 후 5년동안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약속한 2012년의 '2·17 합의'를 깬 것인 만큼 김 행장이 제안한 노사협의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존입장을 되풀이 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청와대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당초 계획대로 오는 12일 서울역 광장에서 '조기통합 반대' 대규모 집회를 강행할 방침이다.
이번 조기통합의 향방은 하나금융의 실적악화 논리와 외환은행 직원들의 현실적 불안감에 대한 '접점 찾기'로 귀결될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조기 통합성공 시 전산관리·마케팅 등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며 "하지만 외환은행 직원들의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는 현실적인 당근책이 절실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도한 당근책은 오히려 조직통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상쇄시킬 수 있어 (하나금융측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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