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라크 "반군 화학무기 공장 뺏겨…무기 폐기 힘든 상황"
입력 2014-07-09 10:41 

이라크 정부는 옛 화학무기 공장을 이슬람 수니파 근본주의 무장단체에 뺏겨 화학무기 폐기 약속을 이행하기 어렵다는 뜻을 최근 유엔에 전달했다.
무함마드 알리 알하킴 유엔주재 이라크 대사는 지난달 30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편지를 보내 이슬람 반군인 이슬람국가(IS·옛 이름 ISIL)가 지난달 11일 화학무기 공장을 지키는 군인들을 구금하고 무기를 빼앗았다고 보고했다.
그는 "이라크 정부는 치안 상황 악화로 화학무기 파괴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점을 유엔 회원국들이 이해해주기를 바란다"며 "상황이 개선돼 이라크가 시설 통제권을 되찾아 오면 임무를 다시 수행하겠다"고 밝혔다며 AP통신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이 공장의 창고 한 곳에는 치명적 신경가스인 사린가스로 만들어진 2500대의 로켓, 180톤(t)의 사이안화 나트륨, 화학전의 시초가 된 신경작용제 타분 가스 등이 보관돼 있다. 로켓은 1991년 이전에 제조됐다.

또 다른 창고에는 겨자 가스로 오염된 155㎜ 포탄 2000발 등이 보관돼 있다. 유엔은 이들 포탄이 속이 비어 있고 화학전에 사용할 정도는 아니지만 독성은 여전히 강하다고 설명했다.
유엔은 창고가 1991년 2월 걸프전 때 폭파됐으며 로켓들도 일부 파괴되거나 손상됐다고 덧붙였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이 시설에 보관된 모든 장비가 매우 낡아 당장 이용할 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커비 대변인은 이슬람국가 측이장비에 접근할 수 있다면 자신들에게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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