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금융사고를 일으킨 KB금융에 대한 제재가 이번 달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달에는 하나은행 임직원 50여명이 KT ENS 관련 부실 대출 건으로 무더기 징계를 받을 전망이다. 하나은행 종합검사 결과까지 합치면 징계 대상자가 최대 100여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내달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KT ENS 부실 대출과 연루된 하나은행, 국민은행, 농협은행 및 저축은행 임직원 100여명에 대한 제재를 결정하기로 했다.
KT 자회사인 KT ENS 직원과 이 회사의 협력업체 등은 허위 매출채권을 발생하는 수법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금융권으로부터 1조8000억원을 대출받아 3000여억원을 갚지 않는 사상 최대 규모의 사기 대출 사건을 일으켰다.
16개 사기 대출 피해 금융사 중 하나은행 피해액은 전체의 60%에 달하는 1조926억5600억원이다. 이 중 1600여억원은 돌려받지 못했다.
금감원은 하나은행에 대한 검사 결과, KT ENS에 여신을 제공하는 심사 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적발하고 김종준 하나은행장을 포함해 부실이 발생한 시점의 여신 관련자들을 모두 징계하기로 했다. 수년간 부실 대출이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재 대상이 50여명에 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종합검사 관련 제재도 빠르면 내달 이뤄질 예정이다. 금감원은 종합검사 특성상 내부통제를 비롯, 모든 분야를 들여다봤기 때문에 상당수 임직원이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내달 KT ENS 관련 제재에서는 국민은행과 농협은행, 13개 저축은행도 임직원 40~50명이 징계를 받을 예정이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은 KT ENS 부실 대출로 각각 300여억원의 피해를 봤다. 저축은행들은 BS저축은행 200여억원을 포함해 OSB저축은행, 현대저축은행, 인천저축은행, 우리금융저축은행, 아산저축은행, 민국저축은행, 공평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등 모두 800억원의 대출 손실을 봤다.
[매경닷컴 윤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