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문화와 즐거움을판다"…독일 자동차 테마파크 인기
입력 2014-07-07 07:00  | 수정 2014-07-07 12:03
【 앵커멘트 】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은 본사와 박물관 등을 한 데 모은 자동차 테마파크를 만들어 회사를 홍보하고, 연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자동차만 파는 것이 아니라 문화와 즐거움까지 파는 현장, 독일 현지에서 정성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독일 북부의 작은 도시 볼프스부르크.

4개의 굴뚝이 우뚝 솟아있는 폭스바겐의 자동차 생산공장이 눈에 들어옵니다.

연간 4천만 대의 자동차를 찍어내는 공장지대이지만, 최근엔 해마다 220만 명이 찾는 독일의 10대 관광명소가 됐습니다.

세계 최대 자동차 테마파크 '아우토슈타트' 때문입니다.

지난 2000년 문을 연 이곳엔 각양각색의 자동차 브랜드 전시관 7개가 있습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 람보르기니 등 독일의 최신 자동차 트렌드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80여 대의 올드카가 전시된 박물관.

1890년대에 만들어진 마차형 차량부터 색깔과 모양이 다양한 클래식 자동차들이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 인터뷰 : 토마스 카이저 / 관광객
- "다양한 디자인의 자동차와 자연경관이 어우러져 있는 멋진 곳입니다."

어린이 체험 공간도 특징.

아이들이 직접 자동차를 운전하며 교통법규를 익히고, 코스를 통과하면 운전면허증도 발급받습니다.

자동차 마니아들에겐 SUV 차량을 타고 강을 건너고 가파른 언덕을 오르는 오프로드 체험이 제격입니다.

쌍둥이 유리 타워는 아우토슈타트의 명물입니다.

▶ 스탠딩 : 정성기 / 기자
- "48미터 높이의 이 유리 건물에는 공장에서 갓 생산한 신차 400여 대가 진열돼 있습니다."

신차를 보관하는 곳이지만,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줍니다.

▶ 인터뷰 : 스토이어 / 볼프스부르크 도시개발 담당
- "아우토슈타트는 폭스바겐 홍보만을 위한 공간이 아닙니다. 레저와 엔터테인먼트, 각종 공연을 즐기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입니다."

독일 북부의 대도시 뮌헨.

4기통 엔진 모양의 BMW 본사 건물은 이 도시의 상징입니다.

이곳 역시 생산공장과 박물관, 쇼핑몰 등이 합쳐진 세계적인 자동차 랜드마크입니다.

▶ 스탠딩 : 정성기 / 기자 (독일 뮌헨)
- "자동차를 이용한 관광산업이 경제와 문화적인 부가가치 창출의 장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
자동차 출고센터와 전시관을 겸비한 'BMW 벨트'에는 평일에도 수만 명의 방문객으로 북적입니다.

올드카와 바이크 전시장은 단연 인기.

▶ 인터뷰 : 산토 / 일본 관광객
- "비행기와 바이크, 자동차로 이어지는 개발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좋습니다."

아이들은 직접 자동차를 그려보며 미래의 카디자이너를 꿈꿉니다.

▶ 인터뷰 : 다니엘라 / BMW 박물관 교사
- "아이들에게 자동차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교육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BMW 벨트는 바로 옆 뮌헨 올림픽 공원과 연결된 도심 속 관광지라는 것이 장점.

해외 관광객을 포함해 매년 300만 명을 유치하며 도시 경제에 큰 이바지를 합니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매년 800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글로벌 완성차 회사지만, 본사와 주변 인프라는 그 명성에 미치지 못합니다.

당장 그룹 계열사 임직원 1만 8천여 명을 수용할 공간이 없어서, 5천여 명을 뺀 나머지는 서울 곳곳에 뿔뿔이 흩어져 있습니다.

전시 공간도 1층 로비가 전부.

특히, 주변 교통이 불편해 국제 회의나 행사를 여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이런 사정을 고려해 오는 11월 지방으로 이전하는 한국전력의 서울 삼성동 부지에 랜드마크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곳에 초고층 본사 건물과 테마파크, 쇼핑몰 등이 갖춰진 '글로벌 비즈니스센터'를 만들겠다는 겁니다.

▶ 인터뷰 : 정규원 /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위원
- "자동차 복합 문화공간을 통해 브랜드 향상은 물론 관광수익과 같은 새로운 부가가치도 창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현대차그룹이 매년 해외에서 개최하는 각종 행사에 참석하는 인원만 연간 8만여 명, 이들을 서울로 유치하면 연간 1조 원 이상의 경제 효과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상품을 넘어 문화와 즐거움을 파는 시대,

세계 5위권 자동차 대국의 위상에 맞는 자동차 랜드마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독일 뮌헨에서 MBN뉴스 정성기입니다.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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