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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상하이의 불꽃’, 찬란했던 젊음이 무대에서 피어난다
입력 2014-07-04 15:03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정영 인턴 기자]
중국 ‘영화황제 김염, 뮤지컬로 재탄생하다
1930년대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 ‘상하이의 불꽃은 독립운동가문에서 태어나 중국의 영화황제로 불리었던 김염(김덕린)의 인생을 그린 뮤지컬이다.
주인공 김염은 중국의 ‘영화황제였지만, 조선인이었다. 현재까지도 중국인들의 존경을 받고 있는 배우다. 김염은 1929년 쑨위 감독을 만나 영화 ‘풍류검객으로 데뷔, 이후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하며 인민 배우로 우뚝 섰다.
희대의 풍운아 김염의 일대기를 그린 뮤지컬 ‘상하이의 불꽃이 관객과 만난다. 4일부터 6일까지 대구 봉산 문화 회관 가온홀에서 공연된다.
이 작품은 제 8회 DIMF(대구뮤지컬페스티벌-딤프)에서 창작지원 뮤지컬 SEED로 선정돼 공연 전부터 관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열정의 프레스콜 현장을 찾았다.

실존 인물과 가상 인물이 만드는 환상적 앙상블
지난 2일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시작 전부터 이미 배우들은 자신의 캐릭터에 녹아들었다. 무대 위는 어느덧1920년대로 돌아갔다. 시대극을 연기하는 만큼 ‘독립투사 ‘조국이라는 단어를 가슴에 지닌 배우들의 눈빛은 의미심장하기까지 했다.
이들이 연기하는 인물들은 1920년~30년대에 김염과 실제로 활동을 함께했다. 영화 감독 쑨유와 카메라 감독 보완창, 중국 국가를 작곡한 니에얼, 작사가인 티엔한, 뒷골목 황제 두웨성, 최고의 여배우 왕런메이, 김염의 아버지 독립투사 김필순 등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를 풀어냈기에 몰입도는 더욱 높았다.
또한 가상의 인물인 독립군 스파이 천옌시(영신)를 등장시킴으로서 삼각 로맨스를, 일본 제국주의의 화신 히데오를 통해 당시의 시대상을 부각시키는 효과를 자아냈다.

사랑은 불꽃처럼 피어났다
김염은 영화 감독 쑨유의 촬영장 즉석에서 주연으로 발탁됐다. 상대역은 ‘밤의 여왕으로 사교계에 소문이 자자했던 천옌시가 여자 주인공을 맡았다. 그리고 투자는 그의 연인인 두웨성이 하게 된다.
영화는 마지막 촬영까지 순탄하게 진행됐지만, 두 남녀 주인공들의 마음은 순탄치 못했다. 상하이 최고 미남 미녀가 만나 사랑에 빠진 것.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하던 어느 날 천옌시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로부터 4년 후인 1932년 김염은 ‘영화 황제의 칭호를 받으며 대륙 최고의 스타로 등극하게 된다. 천옌시를 잃은 이별의 아픔에 허덕이던 김염은 우연히 도시락 폭탄 투척 현장에서 옛사랑을 발견하게되면서, 극은 점점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어찌보면 이들의 이야기는 운명적 만남,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필연적 재회같은 짜깁기된 사랑학개론 단원 1을 생각나게 한다. 그러나 여기까지만 보고 작품을 판단하면 오산이다. 암울한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실존 인물이었던 김염의 배우로서의 삶, 독립에 대한 생각이 적절히 양념되어 훨씬 더 풍부한 이야기를 그려낸다.

씬 스틸러, 우리는 조연이다
주인공들의 로맨스 뿐 아니라, 조연들의 익살스러운 연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극의 중심을 이끌어나가는 건 주인공들의 역할이지만, 극의 활력소를 불어넣는건 감초같은 조연들이다. 능청스러운 몸짓, 말투, 표정까지 보는 이들에게 웃음 폭탄을 선사한다.
특히 어린 염, 극작가 티엔한을 연기한 김해정과 작곡가 니에얼 역의 이현진이 보여주는 환상의 콤비는 극의 몰입도를 한층 더 끌어올린다. 이 외에도 김두진(김염)의 죽마고우 아강 역의 홍준기, 독립 투사 원철 역의 김두진, 어린 영신(천옌시) 역의 최예경, 일본 순사 히데오 역의 박영필 등 빈틈없는 연기력으로 ‘상하이의 불꽃을 더욱 찬란하게 한다.
‘상하이의 불꽃은 1920대 모던걸과 모던보이들이 넘쳐나는 화려한 상하이를 그대로 재현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 웃음 뒤에 숨겨진 역사의 아픔과 이를 이겨내려는 젊은이들의 감동적인 스토리가 관객의 마음을 울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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