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中기관지 동해표기 광고 게재
입력 2014-07-04 13:2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 중 중국공산당 유력 기관지에 동해 표기를 주장하는 광고가 실렸다.
중국공산당 산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중앙기관지인 중국청년보는 4일자 맨 뒷면 하단에 '당신은 알고 있습니까?'라는 제목의 '동해 광고'를 게재했다.
이 광고는 뉴욕타임스에 '독도광고'를 게재한 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팀의 작품으로 동해 표기의 정당성을 역사적인 근거와 함께 제시하고 있다. 광고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동해는 1000년 전부터 '동해'로 불리기 시작했다"는 말로 시작된다. 이어 "심지어 일본의 고지도에서도 '조선해'라는 표기를 많이 발견할 수 있으며, 'SEA OF COREA', 'COREAN SEA' 등 여러 가지 증거로 볼때 '동해'는 예로부터 세계인들이 사용해온 명칭"이라고 강조했다.
광고는 "더욱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이번을 계기로 '동해'를 명확히 기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한·중 양국이 한마음 한뜻으로 21세기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창조해 나가자"고 제안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광고 말미에는 "이 광고는 한국시민단체가 제공했다"는 문구가 적혔다.

서 교수팀이 자금을 모아 게재한 이 광고는 사실 한 언론인의 아이디어와 뚝심 덕분에 이뤄졌다. 주인공은 현재 중국 명문 칭화대에서 연수하고 있는 정광재 MBN 앵커다. 정 앵커는 중국의 모든 박물관 지도에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돼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서 교수에게 연락해 "미국에서처럼 동해 표기 광고를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서 교수가 "좋은 생각"이라며 받아들였으나 문제는 중국 언론의 태도였다. 외교적으로 민감한 주제인 탓에 당초 지난 삼일절에 실릴 예정이던 광고가 번번이 퇴자를 맞았다. 청년보 측은 문구 하나하나에 시비를 걸었다. 수차례 연기되던 광고는 결국 시 주석 방한을 계기로 극적으로 햇빛을 보게 됐다. 서 교수는 "아이디어를 내고, 광고 게재 실무까지 현지에서 도맡았던 정 앵커가 아니었으면 광고 게재가 이뤄지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가 동해 표기 또는 병기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중국 기관지가 동해 광고를 게재한 것은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중국은 그동안 우리가 동중국해로 부르는 자국의 동쪽 해역을 동해로 표기해왔다. 중국 정부 공인 지도에 우리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돼 있지만 중·일간 역사 갈등이 커지면서 동해 병기 검토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베이징 = 정혁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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