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스마트폰 바꾸려면 무조건 번호이동? 기기변경 찾아보니
입력 2014-07-04 08:05 

#. 다음달이면 스마트폰 단말의 24개월 할부 약정을 마치는 김광호(52)씨는 지난 주말을 맞아 딸과 함께 휴대전화 판매점을 찾았다. 통신사가 제공하는 포인트 혜택이 익숙한데다 출장 때마다 해당 통신사의 서비스를 잘 활용하던 그는 기기변경을 알아보려 했지만 판매원은 "번호이동이 훨씬 이득"이라며 만류했다. 가입비도 면제되는데 굳이 기기변경 대비 저렴한 단말 가격의 번호이동을 마다할 이유가 없단 설명이었다. 집으로 돌아온 뒤 딸 역시 온라인 판매점을 통해 번호이동 단말이 기기변경 단말보다 평균적으로 더 저렴하다고 확인해줬다.
김씨는 "특정 통신사에 대해 애정을 갖고 오랫동안 사용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분명 있는 것 아니겠냐"며 "그런데 번호이동에 비해 기기값 등 혜택이 적다면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휴대전화 번호이동자 수는 991만3179명으로 이동전화 전체 가입자 중 18.1%를 차지했다. 지난 2012년 19.7%(1056만6937명)보다는 약간 줄었지만 2009년(15.8%), 2010년(17.5%), 2011년(18.6%)에 이은 지속적인 상승세다. 특히 지난 5월말 기준 올해 번호이동자 수가 427만명을 기록하면서 연말에는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번호이동이 늘어나면서 단말의 교체 기간이 역시 짧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평균 휴대전화 사용기간은 18개월로 2년이 채 못된다. 번호이동의 가장 큰 이유로는 역시 '단말기 변경을 위해서(25%)'가 꼽힌다.

통신사간 점유율 경쟁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기값을 제공하는 번호이동에 비해 기기변경은 그동안 '찬밥' 신세를 신세를 면치 못했다. 통신사 포인트 등 혜택도 한정적인데다 휴대전화 판매점에 지급되는 '인센티브'도 적어 권하는 판매원도 적었다.
휴대전화 판매점을 운영하는 한찬영(56, 가명)씨는 "굳이 기기변경을 고집한다면 말리진 않았지만 대리점에서 떨어지는 인센티브가 적어 반갑지 않았던 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최근에는 통신사가 번호이동 못지 않게 기기변경에도 신경을 쓰면서 할인 정책이 다양하게 나왔고 판매점 입장에서 거부감도 줄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최근 LG유플러스는 '대박 기변' 서비스를 수정해 선보였다. SK텔레콤의 '착한 기변'이나 KT의 할부금 면제에 비해 LG유플러스는 그간 기기변경 이용자를 위한 혜택이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12개월 이상 현 스마트폰 단말을 사용한 이용자 중 월별로 선정되는 우수고객은 최대 27만원까지 기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요금제 등 가입자별 상황에 따라 혜택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할인율은 유플러스 매장에서 확인해야 한다. 또 단말 사용 기간이 12개월을 넘어가면 기존 휴대전화를 반납한다는 조건으로 중고 휴대전화 보장 혜택을 비롯해 LG생활건강특가몰에서 5만포인트를 비롯해 멤버십 추가 10만점을 오는 9월 30일까지 선착순 5만명이 받을 수 있다.
요금제에 따른 할인 서비스도 나왔다. 오는 9월 30일까지 24개월이상 사용자 중 LTE8 무한대 80요금제 또는 85요금제로 기기 변경을 하면 월 1만5000원을 추가로 24개월동안 할인받는다. LTE음성무한자유69이상은 매월 1만원씩 24개월동안 요금에서 깎인다.
KT는 휴대전화 약정 기간을 제해주고 잔여 할부금, 중고폰 등을 처리해주는 스펀지 플랜을 시행하고 있다. 휴대전화를 구입할 때 약정할인 후 남은 누적 기본료 액수에 맞춰 약정기간을 12개월까지 줄여준다. 가입 후 12개월이 지난 상태에서 누적된 기본료가 70만원 이상이 되고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반납하면 잔여 할부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김씨가 KT에서 완전무한 77요금제를 쓸 경우 기본료인 5만9000원을 매월 납부해 12개월이 지났다고 가정하면 누적 기본료는 70만8000원이 된다. 고로 24개월을 채우지 않고서도 새 휴대전화로 바꿀 때 기존 휴대전화 할부금을 면제받을 수 있는 셈이다.
SK텔레콤의 경우 2년 이상 사용자에게 자사고객간 국내 음성통화 및 영상통화에 한해 50%를 할인해준다. T끼리 T내는 요금제 가입자가 별도로 신청할 경우 3년까지는 15%, 5년까지는 20%, 10년까지는 25%로 요금이 추가적으로 할인된다. T끼리 온가족할인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휴대전화 5회선까지 사용기간을 더한 년수가 10년 미만이면 가입비의 10%, 20년 미만이면 20%, 30년 미만이면 30%가 할인된다. 5회선까지의 합이 30년을 넘을 경우 할인율은 50%까지 오른다.
기기변경을 원하는 기존 가입자를 위한 '착한 기변' 서비스는 기기변경을 위한 대표 서비스로 자리잡았다. 현재 사용하는 단말의 사용기간이 전월 기준 18개월을 넘으면 사용하는 요금제에 따라 LTE 스마트폰을 최대 23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휴대전화 분실보험료도 6개월간 50% 지원된다.
통신사에서 요금제 설정을 관리하는 부서의 관계자는 "최근 번호이동 외에 기기변경이나 장기고객을 위한 혜택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의 욕구가 다양해지고 통신사로서도 기존 가입자를 빼앗기고 싶지 않은 심리가 맞물렸기 때문"이라며 "번호이동 혜택과 기기변경 혜택이 골고루 쓰일 경우 통신사는 가입자를 잃지 않고 뺏어올 수 있다는 이점이 있고 소비자로서도 선택하는 통신사가 2개에서 3개로 늘어나는 셈이어서 더 다양한 혜택과 할인서비스가 경쟁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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