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편중된 외환은행, 갈수록 수익성 악화 심각하다…통합시점 서둘러야 한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은행 영업환경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대기업 사업에 대한 편중이 심한 외환은행의 경우 대내외 경기가 악화하면서 (하나은행에 비해) 2배이상의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근 하나·외환은행의 통합법인(PT Bank KEB Hana) 합병 건을 추진하다 보니까 현 영업환경에서는 비용절감 등 모든 면에서 합병이 유리하다는 것을 재차 느꼈다"며 "하나·외화은행 및 지주 이사회와 본격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우공 하나금융 부사장(전략·재무담당)은 부연설명으로 "투 뱅크 체제로 너무 오래 있다보니 통합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외환은행은 규모에 비해 과다한 판관비 등 비용이 많은 구조"라고 꼬집었다.
한편 하나금융은 2011년 말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5년간 외환은행을 하나은행에 합병시키지 않고, 투 뱅크(two bank) 체제 유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최근 외환은행에서 외환카드를 분리시켜 하나SK카드에 합병시키기 위한 작업을 재촉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등 다른 지주사에 비해 카드부문이 현격히 뒤쳐져 있어 한시라도 빨리 합치는 게 낫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인도네시아 합병에 이어 중국 법인통합과 관련 김 회장은 "중국 천진, 북경에 있는 두 은행이 통합 신청서를 제출해 7월 예비인가를 받고, 10월중 승인이 날 것 같다"며 "중국은 인도네시아 보다 규제가 강해 통합 법인명은 모그룹 이름인 '하나'만을 쓸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국 법인 통합작업은 이미 전산개발 단계로 접어 들었으며 통합 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며 "현재 중국내 16위에서 오는 2025년에는 외국계은행 5위까지 뛰어 오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나금융은 하나·외환은행 통합의 앞 단계로 하나SK카드·외환카드의 통합을 연내에 마무리할 방침이다.
하지만 외환은행 노조 10여명은 이날 기자간담회장 정문 앞에서 하나SK카드와의 통합에 대해 거세게 반발했다. 또한 오는 12일 서울역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계획 중이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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