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셀트리온 결국 안판다
입력 2014-07-02 17:44  | 수정 2014-07-02 19:50
지분 매각을 추진해온 코스닥 시가총액 1위 기업 셀트리온이 관련 작업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2일 발표했다. 다만 그룹 내 마케팅을 담당하는 비상장사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매각은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시장 일각에서는 셀트리온보다 서정진 회장이 지분 50.56%를 보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일부 매각을 통한 해외 판매 강화가 더 현실성 있다는 분석이 있어 왔다. 그럼에도 당초 기대가 어긋난 데 대한 실망 매물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 측은 매각 포기 이유에 대해 "매수 희망자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검토했으나 제안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면서 "불가피하게 지분 매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5월 JP모간과 매각 주관사 계약을 체결한 이후 작업을 진행해왔다. 셀트리온홀딩스 등이 보유한 38% 지분이 대상이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지분 매각이 회사 발전과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주요 해외 주주 의견도 참고해 결정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공시는 장 마감 직후에 발표돼 장중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하지만 코스닥 시간 외 거래에서 셀트리온은 하한가(5%)를 기록했다. 거래가 체결되지 않은 채 하한가에 몰려 있는 물량도 12만주에 달했다. 매각 철회에 따른 실적ㆍ성장성과 영향보다는 주주에 대한 신뢰 문제가 영향을 줬다는 평이 나온다. 지난해 4월 이후 셀트리온은 주주 가치를 고려해 외국계 제약사 등에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당장 회사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기보다는 시장에서 신뢰감에 타격을 받은 데 따라 주가가 빠지는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주가 추이를 지켜본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게 낫다는 조언이다.
대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해외 판매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일부 지분을 매각할 전략적 파트너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이란 게 회사 측 방침이다. 셀트리온의 주력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에 대한 권리는 그대로 가져가면서 판매망 강화에만 주력하기로 했다는 평가다.
이번 매각 무산으로 시장에서는 다시 매각 발표 당시 진정성을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게시판 등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속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윤재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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