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상반기 증시 양대 매수주체 패턴 분석해보니
입력 2014-07-02 17:39  | 수정 2014-07-02 19:40
'외국인은 전자, 연기금은 자동차.'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서 양대 매수주체인 외국인과 연기금은 증시 대표 업종인 '전차'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등 전자 3인방을 크게 매수한 반면 기관은 원화 강세로 주가 등락이 컸던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대거 사들였다.
매일경제가 2일 상반기 외국인과 연기금의 매매동향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과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2조3633억원, 3조4313억원 순매수하면서 양대 매수주체로 떠올랐다.
연기금을 제외하면 금융투자, 투신, 은행권이 각각 1조원 넘게 내다 팔면서 기관 전체로는 1조986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외국인이 10조원 넘게 내다 팔고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이 대거 순매수(8조4427억원)하며 장을 주도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외국인은 삼성전자(1조8643억원)를 가장 많이 샀고, SK하이닉스(1조6468억원) 한국전력(8920억원) LG전자(5801억원)가 뒤를 이었다. 반면 연기금이 크게 순매수한 종목은 네이버(3597억원) 현대차(2319억원) 현대모비스(2059억원)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글로벌 증시에서 IT업종 투자 비중을 늘리면서 자연스럽게 전자 3인방을 집중 매수하는 동안 연기금은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자동차주를 사들였다고 분석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 상반기 외국인의 전기전자 선호도가 강화되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IT기업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며 "특히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등 업황이 워낙 좋아 외국인 매수세가 강했다"고 말했다.
반면 연기금이 많이 산 자동차주는 주가가 싸다는 매력이 부각되면서 삼성전자 실적 악화에 따른 대안으로 부상했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들어 저평가된 자동차주의 가격 매력이 돋보였다"며 "원화 절상은 부담요인이지만 연기금이나 가치주 펀드와 같은 장기 자금이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하고 들어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기금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네이버의 경우 지난해 외국인이 주가가 40만~50만원대일 때 집중적으로 사들인 뒤 올해 70만원대에서 차익 실현에 나서자 기관이 뒤늦게 외국인 매도 물량을 받아준 것이라는 설명도 나온다. 주목할 점은 외국인이 사들인 종목의 주가수익률이 연기금보다 좋았다는 점이다. 외국인과 연기금이 사들인 상위 10개 종목 중 작년 말 종가 대비 상승한 것은 각각 6개, 4개로 외국인 매수종목이 더 많았다. 상승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31.66% 오른 SK하이닉스였고, 하락률은 기관이 순매수한 엔씨소프트가 27.16%로 가장 컸다.
[김병호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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