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피, 외국인 사자 행진에 2010선 안착
입력 2014-07-02 16:34  | 수정 2014-07-03 08:41

2일 코스피는 외국인이 5거래일 연속 사자 행진에 나서며 2010선에 안착했다. 이날 하루에만 외국인은 3000억원 상당의 국내 주식을 사들였다. 중국과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자 글로벌 투자심리가 크게 개선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은 외국인 매수세 등으로 인한 달러 공급이 가속화되자 심리적 지지선인 1010선이 무너졌다.
◆코스피 2010선 안착…환율 하락 부담에도 수출주 선방
이날 코스피는 전일대비 16.28포인트(0.81%) 오른 2015.28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201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달 12일 이후 14거래일 만이다.
코스피는 중국에 이어 미국 경제지표도 경기 회복세를 보여주자 투자심리가 개선되며 2000선을 가볍게 넘긴 채 출발했다. 이후 외국인이 매수 규모를 키우면서 주가는 2010선을 돌파했다. 장 초반 매도 우위를 보이던 기관 역시 매수세로 돌아서며 장 중 외국인과 함께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외국인은 전기전자 업종 위주로 309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2459억원, 491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 '러브콜'에 대부분의 업종이 상승했다. 업황 회복 기대감에 증권업종이 3%대로 오른 가운데 전기전자(1.72%), 의료정밀(2.27%), 기계(1.63%), 비금속광물(1.53%) 등이 강세를 나타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올랐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1.53% 뛴 133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모비스(0.36%), NAVER(0.36%) 등도 소폭 올랐다.
특히 원화 강세 부담에 실적 악화 우려가 제기됐던 현대차, 현대모비스는 각각 0.66%, 0.36% 오른 채 마감,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 초반 현대·기아차 주가는 올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최대 판매실적을 거뒀다는 소식에도 환율 부담이 커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과 줄다리기 중인 동부그룹주는 이날 대부분 하락했다.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기대감에 강세를 보이던 동부제철은 약세로 돌아서 4% 떨어졌고, 동부CNI와 동부건설도 1.16%, 4.06%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 환율 세자릿수까지 내려가나…외국인 매수세는?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1원 오른 1011.8원에 출발해 2.5원 내린 1009.2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 1010원선이 무너진 것은 2008년 7월29일 1008.8원(종가기준) 이후 6여년 만이다.
전문가들은 원·달러환율이 1000원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한국의 경상수지가 27개월째 흑자를 기록한데 이어 중국과 미국 등 주요국가들의 경제지표가 좋아짐에 따라 달러 공급 우위 기조에 힘을 더욱 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성선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물론 원·달러환율 하락에 따라 외환당국의 개입이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환율 하락이란 속도 조절의 관점에서 들어오는 미세조정인 탓에 지금의 달러 공급 추세를 감안하면 원·달러환율이 세자릿수로 떨어질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지속되는 원화강세에 따른 외국인의 매수세에 대해서는 속단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보통 달러화를 기반으로 국내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들은 투자한 국가의 통화가치가 오를수록 이득을 본다.
우리투자증권 이지형 연구위원은 "원화강세가 외국인 주식 매수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며 "원화강세로 국내 수출기업들의 타격이 크다고 판단되면 환차익을 얻기 위해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갈 것이고 국내 펀더멘탈이나 기업들의 주식수익률이 원화강세가 미치는 악영향 이상으로 좋다면 계속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 연구원 또한 "오늘 환율 하락의 경우 외국인 주식 매수도 매수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투자심리가 개선됐기 때문에 달러 공급이 많이 이뤄진 것"이라며 "원화강세에 따른 외국인 매수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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