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신영證 `패밀리오피스` 자산가에 입소문 왜?
입력 2014-07-01 17:16  | 수정 2014-07-01 22:13
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돈 많은 부유층의 집사 구실을 하는 프라이빗뱅킹(PB)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초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패밀리 오피스(Family Office)' 서비스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012년 초 '미래에셋 패밀리 오피스'란 브랜드로, 대우증권은 지난해 하반기 '혜안(慧眼)'이란 이름을 달고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삼성증권과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중형 증권사인 신영증권이 2012년 초 시작한 'APEX 패밀리 오피스'가 조용히 입소문을 타고 있다. 패밀리 오피스 기원인 미국과 유럽식에 가장 가까운 서비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고객 모집 방식부터 다르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금액을 기준으로 수십억 원 이상을 들고 찾아오는 초고액 자산가라면 누구나 패밀리 오피스로 안내한다. 하지만 신영증권은 기존 패밀리 오피스 고객 또는 회사 고위 경영진의 '추천'을 받아야만 가입할 수 있다. 서구의 패밀리 오피스가 특정 가문의 자산관리에서 출발해 친ㆍ인척, 친구 등 지인에게만 문호를 넓힌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유명세를 듣고 찾아온 '강남 사모님'을 패밀리 오피스 사무실도 아닌 1층 커피숍에서 만나 정중히 일반 영업점으로 안내한 일화도 있다. 고객 가입이 금액 기준이 아니다 보니 자산이 겨우(?) 수억 원밖에 안 되지만 국내 최고의 석학으로 불리는 A교수가 조 단위 자산을 보유한 B재벌그룹 회장과 똑같은 대접을 받는다.
충분한 검토 후에 최적의 상품 하나만을 추천하는 것도 독특하다. 고객은 투자할지 말지만 결정한다. 고객의 자산 내역과 투자성향, 가족 구성, 그리고 상품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또 다른 증권사들이 PB 개인 역량에 의존하는 사례가 많은 반면 신영증권은 철저히 팀제로 움직인다는 것도 특징이다. 능력 있는 PB 개인의 의견보다는 팀의 합의를 거친 의견이 더욱 우월하다는 믿음 때문이다.
■ <용어 설명>
▷ 패밀리오피스 : 19세기 유럽 로스차일드, 미국 록펠러 가문에서 시작됐다. 원래 부호들이 자기 가문의 자산을 운용하기 위해 개인 자산 100% 지분으로 설립한 개인 운용사(싱글 패밀리 오피스)를 뜻했으나 여러 가문의 자산을 관리해주는 운용사(멀티 패밀리 오피스)로 발전했다. 가문의 뜻과 전통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단순한 자산관리 차원의 프라이빗뱅킹(PB)과 구별된다.
[조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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