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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윤의 조용한 외침…양상문 감독 앞 ‘무력시위’
입력 2014-07-01 06:01 
지난 29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벌어진 201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7회 초 2사에서 LG 정의윤이 SK 이재영을 상대로 2점 홈런을 친 후 최태원 코치의 축하를 받으며 홈인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아픈 사람 있을 때 나가는 거죠.”
확 줄어든 선발 출전 기회. 정의윤(28‧LG 트윈스)이 칼을 갈았다. 최근 선발 출전 기회가 주어지면서 독기를 품고 기회를 노렸다. 통했다. 연일 방망이가 쉬지 않고 춤을 추고 있다.
정의윤은 최근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6경기 선발 출전 경기서는 타율 3할9푼1리 2홈런을 몰아쳤다. 지난 29일 문학 SK 와이번스전에선 9-4인 7회 쐐기 투런포로 팀의 11-4 압승을 이끌었다. 타격 상승세가 뚜렷하다.
정의윤은 어느새 프로 10년차다. 더 이상 ‘유망주 꼬리표 딱지를 붙이고 다닐 나이가 아니다. 정의윤은 더디지만 꾸준히 한 계단씩 오르고 있다. 지난해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다. 116경기서 100안타 고지를 처음 밟았다. 시즌 타율은 2할7푼2리에 그쳤지만, 47타점 42득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올 시즌 페이스도 데뷔 이후 가장 좋다. 60경기서 타율 2할8푼8리로 가장 높다. 전반기를 마치기 전 홈런도 6개를 때려냈다. 정의윤의 개인 최다 홈런은 데뷔 시즌이던 2005년 8개다. 올 시즌은 모든 기록에 있어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할 수 있는 기회다.
그러나 정의윤은 양상문 감독 체제로 바뀐 이후 선발 출전 기회가 눈에 띄게 줄었다. 2군에서 맹활약한 채은성의 등장 때문이다. 양 감독은 채은성에게 전폭적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포지션이 겹친 정의윤의 출전 기회가 줄었다.
양 감독도 인정했다. 이유는 있었다. 양 감독은 정의윤은 2할8푼대 타율을 유지할 수 있는 선수다. 3할대를 기대하며 한 단계 올라서길 바라는 것”이라면서도 채은성은 지금 평가를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잠재력을 찾아 발굴해야 한다. 그래서 지금 어느 정도 기회를 줘야 하는 선수다”라고 말했다. 이어 채은성의 출전으로 정의윤이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은 맞다”고 했다.

‘떡잎 채은성을 키워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덜 큰 정의윤도 더 커야 하는 시즌이기도 하다. 정의윤 입장에선 불만이 생길 수도 있다. 모든 선수들에게 기회를 균등하게 주지 못하는 양 감독의 고민도 있다. 양 감독은 확실한 주전은 없는데, 열심히 노력하는 뛸 만한 선수들이 많아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다. 그게 딜레마인 것”이라고 토로했다.
정의윤은 조쉬벨과 이병규(9번), 박용택, 이병규(7번) 등 최근 추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채은성과 함께 선발 라인업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다. 채은성은 최근 7경기서 타율 1할5리로 주춤하고 있다. 시즌 타율도 3할2푼4리로 떨어졌다.
정의윤과 채은성은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고 있다. 정의윤의 조용한 외침은 양 감독을 향한 무력시위다. 정의윤의 방망이가 심상찮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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