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지방 이전 앞두고 성과급 큰폭 인상
입력 2014-06-30 17:42  | 수정 2014-06-30 22:12
433조원을 주무르는 '글로벌 큰손' 국민연금이 지난해 부진한 기금운용 실적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에게 전년보다 더 많은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2016년 전라북도 전주시 이전을 앞두고 운용역을 붙잡기 위해서라도 성과급은 당분간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달 13일 회의에서 2013년도 기금운용본부 목표성과급으로 21억25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이 담긴 '2013년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성과급 지급률 안'을 의결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3년 평균 운용수익률이 4.48%로 같은 기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2.49%)보다 높기 때문에 성과급을 지급하며 산정 절차에 따라 운용본부 기본급 총합(104억5300만원)의 20.3%인 21억2500만원을 목표성과급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본급 대비 목표성과급의 비율을 보여주는 목표성과급 지급률은 2012년 9.1%, 지난해 16.3%에서 올해는 20% 선을 넘어섰다.
반면 2010년 10.57%의 수익을 낸 뒤 2011년 2.32%, 2012년 7.03%를 거쳐 지난해 4.16%를 기록하는 등 최근 3년 동안 국민연금 운용수익률은 저수익이 고착화된 상황이다.

지난해 벤치마크(4.02%) 대비 0.14%포인트 높은 성과를 올렸다고 하더라도 성과급 총액이 작년(12억9818만원)보다 64% 급증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덕분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인력이 수령하는 1인당 성과급은 지난해 1100만원에서 올해 1400만원으로 상승했다. 기본급까지 포함한 1인당 평균 연봉도 7849만원(118명ㆍ92억6218만원)에서 8275만원(152명ㆍ125억7800만원)으로 400만원 넘게 올랐다.
하지만 국민연금 운용인력들이 받는 보상이 여전히 자산운용업계 평균 수준에 못 미친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경력 7~8년차 펀드매니저의 평균 연봉은 약 1억원 수준이다. 이를 감안한다면 국민연금 운용역들은 실력에 비해 박한 대접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지방 이전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점은 이들에게 부담이다.
복지부는 국민연금의 '탈(脫)서울'을 앞두고 기금운용본부 인력을 뺏기지 않기 위해 하반기 기금위에서 운용 인력의 성과급을 더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수현 기자 / 박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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