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6월 26일(06: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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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약속했던 동부제철이 돌연 채권단 관리(자율협약) 아래로 들어가게 되면서 동부그룹이 다시 격랑에 휘말렸다. 앞서 웅진그룹에 이어 STX와 동양 사태 이후 회사채 시장이 극심한 경색국면을 맞은 바 있어 동부그룹 '쇼크'가 회복세를 보이는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이번 동부 사태로 A급 이하 회사채 발행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동부제철 자율협약이 A급 이하와 BBB급 회사채에 대한 기피 심리를 더 심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 취약업종 회사채들이 자금조달에 성공하는 등 비우량 회사채 시장이 회복 기미를 보였으나 동부그룹이 다시 찬물을 끼얹게 됐다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동부제철 자율협약은 취약업종에 속한 BBB급 회사들이 언제라도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줬다"며 "여전히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건설과 해운업종에 속한 기업들에 대한 불안감이 더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전체 회사채 시장을 놓고 봤을때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분위기다. 앞서 금융당국이 동부제철 자율협약이 회사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을 내놓은 것이 시장 안정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이에따라 동부제철 자율협약 소식이 전해진 지난 24일 큰 폭으로 가격이 급락(금리 상승)했던 동부그룹 계열 회사채들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불안 심리가 다소 가라앉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4일 '동부제철 172회'는 1만150원(액면가)에서 9200원으로 9.3% 급락했다. 동부제철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임박했고, 최악의 경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형성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채권을 투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5일 '동부제철172회'는 가격은 25일 9800원 수준까지 회복했다. '동부씨엔아이(CNI)141회', '동부건설 256회' 등 전일 급락했던 회사채 종목들도 다시 오름세를 나타냈다.
금융당국은 전일 '긴급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동부제철 구조조정 주체가 기존 경영진에서 채권단으로 바뀌는 형태로 예상돼 있어 회사채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향후 동부그룹 이슈가 지난해 동양 사태처럼 회사채 시장을 얼어붙게 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지난해 이후부터 동부그룹 리스크(위험)에 대비해 보유 물량을 줄여왔기 때문이다.
전반적인 회사채 발행 유통시장은 안정을 찾는 모양새다.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 시장은 이번 동부그룹 이슈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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