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 의원, 10년지기 청부살인 성공하자 "중국에서 그냥 죽어라"

김모 의원이 살인청부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경찰은 29일 "김모 의원이 지난 3월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에서 발생한 '재력가 살인사건'에 연루됐다"며 "빚 독촉에 시달린 김 의원이 친구에게 살해를 사주했다"는 공식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채무 관계에 있는 수천억대 재력가 송모씨를 살해하도록 사주한 혐의(살인교사)로 김 의원을 구속했다고 이날 밝혔습니다. 경찰은 또 김 의원의 사주를 받아 송씨를 살해한 팽모씨도 구속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의원은 송씨로부터 "빌려준 돈을 빨리 갚지 않으면 6·4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못하게 만들겠다"는 압박을 받았습니다. 이에 10년 지기 친구인 팽씨에게 송씨를 살해하라고 사주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팽씨는 지난 3월 3일 오전 0시 40분쯤 강서구 내발산동의 송씨 소유 건물에서 송씨의 머리 등을 둔기로 수십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있습니다. 범행 도구는 김 의원이 직접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김 의원이 지난 2010∼2011년 송씨에게서 여러 차례에 걸쳐 총 5억여원을 빌렸고, 2012년 말 빚 독촉을 받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팽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업을 하면서 김씨에게 7000만원 가량 빚을 졌는데 김씨가 이를 탕감해주겠다면서 범행을 부추겼다"고 진술했습니다. 범행 3일 뒤 팽씨는 중국으로 도피했다가 두 달여만인 지난달 22일 선양에서 중국 공안에 의해 체포됐습니다.

김 의원은 도주한 팽씨에게 "한국으로 오지 말고 그곳에서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배신감을 느낀 팽씨는 사건의 전모를 공안에게 털어놓으며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기 시작했습니다.

경찰은 팽씨의 신병을 지난 24일 넘겨받은 데 이어 강서구 소재 자택에서 김씨를 검거했습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차용증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송씨가 써달라고 해서 써준 것이지 실제 돈을 빌린 적이 없다"며 "팽씨가 내게 빌려간 돈을 갚아야 해 송씨를 상대로 강도질한 것"이라고 범행 일체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팽씨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데다 김씨의 도장이 찍힌 차용증이 발견됐기 때문에 혐의가 충분히 입증됐다"며 "다른 관련자가 있는지 추가 수사 후 이들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김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6·4 지방선거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24일 경찰에 체포된 뒤 25일 탈당했습니다.

김모 의원은 장래가 촉망받는 젊은 정치인이었습니다.

그는 1970년 1월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한신대학교 철학과 89학번으로 제46대 총학생회장을 역임하는 등 학창 시절부터 리더십을 평가받았습니다.

그는 신기남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의 보좌관을 지냈으며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후보 시절, 정치개혁추진위원회 기획위원으로도 활동했습니다. 열린우리당 시절 상근부대변인을 지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