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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잘 나가는 은행권 PE들, 비결은?
입력 2014-06-27 16:16 

[본 기사는 06월 25일(06: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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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프라이빗에쿼티(이하 PE)ㆍ신한PE등 과거 실적 부진에 '눈총' 받던 은행권 PE들이 최근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대적 인력 보강과 모회사(금융지주)의 전폭적 지원 속에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독립계 PE들에 비해 강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먼저 우리PE는 1호 블라인드 펀드의 실패를 2호 블라인드 펀드의 성공으로 만회한 케이스다. 3440억원 규모 1호 펀드는 신텔ㆍ유피케미칼ㆍ금호종합금융 등 야심차게 투자했지만 투자금 회수에 난항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 2011년 블랙스톤과 함께 조성한 6061억원 규모 2호 펀드는 운용 상황이 상당히 긍정적이다. 미래에셋과 공동 인수한 아퀴시네트(타이틀리스트)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기준으로 인수 당시 보다 1.5배 이상 성장했으며, 현대로지스틱스 지분투자는 이미 투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NS홈쇼핑은 현재 기업공개(IPO)가 진행중이며, 인터파크와 함께 인수한 아이마켓코리아(IMK) 역시 안연케어 인수로 주가가 오르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신한PE 역시 과거 실패를 교훈삼아 역전에 성공한 케이스다. 3000억원 규모 1호 펀드는 셀런 등에 투자했다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2호펀드가 투자한 전주페이퍼, 에버다임- 타워크레인 등은 매각이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SK건설 전환사채(CB) 투자 건 등도 이미 투자금 회수에 성공했다.

농협PE는 다른 은행권 PE들에 비해 출발이 늦은 '젊은' 펀드지만 최근 시장에서 급격히 각광받는 추세다. 농협PE는 글랜우드와 컨소시엄을 이뤄 동양매직 인수전에서 현대홈쇼핑ㆍ한앤컴퍼니 등 쟁쟁한 후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아주IB 등 중소 운용사들과 협업해 올해 2개의 2000억원대 블라인드 펀드를 새롭게 등록하는 등 총 운용자산(AUM)이 1조원대를 돌파했다. 농협PE는 최근 농협금융지주가 자회사로 분리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을 정도로 그룹내에서 힘을 받고 있다.
은행권PE들이 과거 실패를 딛고 재기에 성공한 데는 인적 쇄신의 역할이 컸다. 우리PE의 경우 지난해 8월 취임한 최은옥 사장이 여러 본부로 나뉜 조직을 17명으로 구성된 하나의 팀으로 통합하는 등 구조조정에 성공했다. 신한PE역시 최근 재임에 성공한 양기석 사장을 중심으로 펀드매니저 스카웃을 통해 전문성을 대폭 강화했다는 평가다.
은행권 PE들은 금융지주 차원의 지원을 통해 비교적 인수금융을 조달하기 쉽고 기관투자가로부터 자금 모집도 용이해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하다. 얼마전 동양매직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농협PE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당초 3000억원 규모 인수자금 모집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았지만 농협은행과 자회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이미 자금이 오버부킹된 상황이다.
한 은행권PE 관계자는 "아무래도 다른 일반PE들에 비해 자금 모집이 수월한 것은 사실"이라며 "대신 인수한 회사의 인사 등을 결정할 때 지주의 눈치를 봐야하기 때문에 수익성만을 추구하기 어려운 측면은 있다"고 설명했다.
[정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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