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캐나다 대법원, 원주민 땅 소유권 인정 판결
입력 2014-06-27 13:42 

과거 캐나다 원주민의 땅 소유권을 전면 인정하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캐나다 대법원은 26일(현지시간) 원주민이 정부와 특별한 소유권 이전 협약을 맺지 않는 한 옛 조상이 살던 거주지역 토지의 원천 소유권이 그대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윌리엄스레이크 서쪽 오지를 터전으로 살아온 실코틴 족은 거주지 1700㎢에 대해 소유권을 전면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대법원은 이에 이날 궐석 중인 1명을 제외한 재적 판사 8명의 전원 일치로 그동안 정부와 원주민 사이 논란을 빚어오던 과거 땅 소유권의 인정한다고 판시해 새 기준을 제시했다.

앞으로 국내 원주민 부족들은 자신의 토지 소유권을 광범위하게 행사하면서 경제적 권리도 주장할 수 있게 돼 각종 자원 개발 등 분야에서 경제·산업적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비벌리 맥클라클린 대법원장은 판결문에서 "캐나다에서 테라 눌리우스(terra nullius:유럽의 주권 선언 이전 땅 소유주는 없다는 뜻의 정복지 토지 소유권 기준) 원칙은 적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원주민의 옛 토지 소유권은 물고기를 잡던 바위터와 같은 특정 위치물을 근거로 설정돼야 한다고 판결한 BC주 고등법원의 원심을 뒤집은 것이다.
항소심에서 주 정부측은 광활한 면적의 토지를 소유, 운영하기에는 수백여명의 부족 인구가 너무 적다고 주장했다. 또 연방정부도 그동안 원주민과의 각종 분쟁에서 땅의 정의와 소유권 원칙을 좁게 해석해 왔다.
실코틴 족은 영국 왕실이 주권 지배를 선언했던 1846년 당시 400여명이 준 유목 방식으로 생활하며 해당 지역에 거주하고 있었다. 이 지역은 현재 광역 밴쿠버의 절반 남짓한 면적이다.
판결에 대해 원주민 대표들은 "우리의 땅을 우리가 관할하고 땅속의 천연자원도 경영할 수 있게 됐다"며 "판결이 우리에게 독립을 다시 주었다"고 밝혔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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