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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M] 흥행 기대 커진 동양시멘트 `고민` 왜?
입력 2014-06-26 13:40 

[본 기사는 06월 24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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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그룹의 인수·합병(M&A) 매물 중 최대 규모로 평가받는 동양시멘트가 고민에 빠졌다. 자회사 동양파워와 동양파일이 매각에 흥행하면서 동양시멘트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주)동양(이하 동양) 채권자들이 매각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기 법정관리 졸업을 위해 동양시멘트 매각이 불가피한 그룹 측과 동양의 지분가치 저하를 우려하는 채권자들이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양 채권자들은 최근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동양 구주 매각 및 할인율 없는 조기 현금변제'라는 제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동양이 지분 55%를 보유한 동양시멘트까지 매각하면 동양의 기업가치가 떨어져 채권자들의 손실이 커진다는 주장이다.
동양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채권자들은 자산매각대금의 45%를 현금변제 받고 나머지 55%는 출자전환 방식으로 상환받게 돼 있다. 동양의 마지막 남은 핵심자산인 동양시멘트가 떨어져 나가면 동양의 가치 하락으로 보유 주식을 출자전환할 경우 손실이 불가피한 셈이다.
채권자들이 동양시멘트 매각을 반대하는 이유는 또 있다. 동양그룹 측이 최근 자산 매각을 통해 얻는 초과수익금을 현금 변제 용도로 사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월 안진회계법인이 작성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동양매직(100%)은 1200억원, 동양시멘트(55%)와 동양파워(20%)의 가치는 각각 1200억원과 280억원으로 평가됐다. 당시 채권자들은 자산가치가 심각하게 저평가돼 있다며 매각을 통해 더 높은 수익을 올릴 경우 초과분으로 추가 현금변제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채권자들의 주장대로 동양의 자산들은 제 값을 받았지만 채권자들의 몫은 늘어나지 않았다. 현재 가격이 확정된 동양매직(3000억원)과 동양파워(4300억원)의 인수자 측이 대금을 완납할 경우 동양의 초과 수익은 약 2700억원에 달한다.
동양 채권자는 "동양시멘트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져도 소액주주들로 구성된 대부분의 동양 채권자들은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며 "동양시멘트를 동양의 자회사로 유지시키고 동양의 구주를 공개매각하는 것이 채권자들을 보호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동양시멘트 지분 매각이 불가피할 경우 동양도 조기매각 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동양 관계자는 "아직 매각대금이 들어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초과수익금 사용 용도는 결정하지 않았다"며 "법원 측도 동양시멘트 매각에 대해선 동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동양시멘트의 예상 매각가는 회사가 떠안은 회생담보권 및 회생채무 총액 7200억원을 더해 9000억원 이상으로 거론된다. 동양시멘트는 최근 자회사 동양파워(55%)와 동양파일(100%) 매각 성공으로 부채 부담이 완화되면서 매각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 올 1분기에는 34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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