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임 병장 메모 '벌레를 밟으면…' 비공개, "기억 나지 않는다" 진술 거부까지
입력 2014-06-26 13:00 
임 병장 메모/ 사진=MBN
임 병장 메모 '벌레를 밟으면…' 비공개, "기억 나지 않는다" 진술 거부까지



국방부가 동부전선 GOP(일반전초)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임 모 병장이 자살시도 직전 남긴 메모의 공개를 검토하다가 결국 비공개하기로 방침을 정했습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25일 "희생자 유족이 메모 공개를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사건 수사가 완전히 이뤄지기 전에 섣불리 메모가 공개되면 가해자인 임 병장의 일방적인 주장만 외부에 전달될 수 있다는 점도 감안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메모 내용은 그동안 이번 사건의 범행 동기를 파악할 수 있는 1차 단서가 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임 병장은 메모에서 자신을 '개구리'와 '벌레'에 비유하면서 괴로운 심정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 같은 상황이었으면 누구라도 힘들었을 것'이라는 취지의 내용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군의 한 소식통은 "임 병장의 메모에는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죽는다'와 '벌레를 밟으면 얼마나 아프겠나'는 취지의 표현이 등장한다"며 "부내 내 갈등이 있었음을 암시하는 내용"이라고 밝혔습니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겸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현안질의에 출석해 총기난사 사건 발생 전 임 병장에 대한 집단 따돌림이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김 장관은 '사고 원인에 집단 따돌림이 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집단 따돌림이라는 현상이 군에 존재한다"면서 "그러나 과연 원인이 그것뿐이냐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장관은 그러나 "(임 병장의 메모에) 집단 따돌림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제가 집단 따돌림이라고 한 것은 이제까지 일병, 이병 사이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전역 3개월을 앞둔 병장으로 봐서, 본인의 성장 과정으로 봐서 이런 일이 의심스럽다는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임 모 병장이 1차 수사에서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방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26일 "전날 육군 중앙수사단 수사관계자가 의식을 회복한 임 병장을 상대로 1차 수사를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1차 수사 과정에서 임 병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한 뒤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국방부 관계자는 "임 병장이 묻는 말에 거의 대답을 하지 않고 있어 사고자에 대한 대면 조사가 상당히 길어질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임 병장 메모에 대해 누리꾼은 "임 병장 메모, 따돌림 있었던 건 거의 사실인 것 같네" "임 병장 메모, 유족들은 피해자인데 가해자처럼 비춰지는 게 싫기도 하겠다" "임 병장 메모, 근데 기억나지 않는다는 건 또 뭐야"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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