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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트랜스포머4`, 이런 식이면 5편은 기대되지 않는다
입력 2014-06-26 10:15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이야기는 또 산만하다. 때려 부수는 멋진 로봇들의 향연이 전부다. 그럼에도 로봇들의 전쟁이 흥미롭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게 영화 '트랜스포머4: 사라진 시대'(이하 트랜스포머4)의 장점이다.
화려한 변신 로봇들의 대규모 전투신에서 여기저기서 폭탄이 터지고 총탄이 날아다니는 장면들은 아드레날린을 분비시켰다. 화려하고, 짜릿했다. 4DX나 아이맥스로 봤다면 그 맛은 더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 로봇 시리즈를 봐야 하는 간단한 이유였다. 하지만 과거형이다. 한두 번이지, 이제는 싫증날 만도 하다. 4DX나 아이맥스는 실감 나는 영상을 구현하지만 시리즈 사상 최장 러닝타임인 164분의 3D 영상 탓 상당한 피로감을 안겨준다.
'트랜스포머4'는 시카고 전투 5년 후가 배경이다. 발명가 케이드 예거(마크 윌버그)가 잠들어 있던 옵티머스 프라임을 깨우고, 케이드는 딸 테사 예거(니콜라 펠츠), 테사의 남자친구이자 자동차 드라이버인 셰인(잭 레이너), 오토봇과 함께 세상을 구하려 한다.
영화는 오토봇과 디놉티콘의 대결에 이어, 오토봇과 대결하는 강력한 힘을 가진 로봇 락다운과 오토봇 편이 되는 공룡로봇 등을 새롭게 등장시켜 관객의 흥미를 돋운다. 하지만 비슷비슷하게 생긴 로봇들의 싸움에 선과 악의 구분은 여전히 모호해 관객을 헷갈리게 한다. 가뜩이나 눈이 아플 지경인데 머리까지 아프게 한다.

전작의 배우들이 빠지고 마크 월버그, 니콜라 펠츠, 잭 레이너 등을 새롭게 합류시켰지만 배우들은 그다지 매력적으로 다가오진 않는다. 고군분투하는 마크 월버그는 안쓰럽고, 니콜라 펠츠는 농염하지 않다. 잭 레이너의 존재감은 발현될 수 없는 구조다.
마이클 베이 감독은 '트랜스포머3'의 이야기가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고 신경을 많이 쓴 듯 보인다. 여유가 있었는지 유머를 통한 재미도 전하려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긴 러닝타임 때문인지 산만해졌다. 과거의 신선함을 더는 찾을 수 없는 것도 아쉽다. 이런 식이라면 다음 편은 더 이상 기대되지 않는다.
중국 관객을 의식한 듯 미국 텍사스, 중국 베이징, 홍콩 등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리빙빙을 비롯한 중국 배우들도 꽤 많이 등장하는데 한국에서 그룹 슈퍼주니어로 활동하다 탈퇴한 한경도 잠깐 출연했다.
'트랜스포머'는 전작들 모두 흥행했다. '트랜스포머'는 744만명,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은 750만명, '트랜스포머3'은 778만명이 관람했다. 4편도 흥행할 조짐을 보인다. 25일 개봉한 영화는 46만명을 동원, 2014년 최고 오프닝 기록을 세웠다. 어린 시절 변신 자동차 로봇에 빠졌던 동심을 떠올리며 비싼 돈을 냈던 관객은 여전히 지갑을 열고 있다. 슈퍼카와 로봇에 열광하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트랜스포머'에 대한 '으리(의리)' 때문인가. 12세 관람가.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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