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퇴직연금, 나몰라라하는 가입자들
입력 2014-06-25 16:18 

퇴직연금 수익률이 근로자들의 기대 수준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이 가입자들의 무관심 속에 원금보장상품 위주로 운용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투자증권 은퇴설계연구소가 퇴직연금 가입자(근로자)와 회사 내 퇴직연금 담당자 등 89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확정기여(DC)형 가입 근로자들의 연간 기대 수익률은 평균 5.23%로 나타났다. 하지만 작년 실제 수익률(3.5%)은 이보다 1.7%포인트 낮았다.
이는 DC형 상품이 제도의 취지와 달리 원리금 보장 상품 위주로 운용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조사 대상 근로자 643명 중 자신의 퇴직연금에 대해 운용 지시를 아예 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이 20.7%나 됐다. 이런 경우 보통 예금, 채권과 같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으로 운용이 지속된다.
이런 이유로 DC형에서 원리금 보장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3월 말 기준 79%에 이르는 상황이다. DC형 제도는 회사가 매년 퇴직금에 해당하는 금액(연봉의 약 8.33% 이상)을 근로자의 DC형 계정에 넣어주고, 근로자는 이를 직접 운용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가입자들이 운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점도 퇴직연금 수익률이 낮은 원인으로 지적된다. 퇴직연금에 형식적으로 관여한다는 응답자가 50.7%로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응답자(31.7%)를 넘었다. 또 노후자금을 운용해주는 연금 사업자를 선택할 때 회사가 단독 선정하는 비율이 33.5%로 가장 높았다. 운용능력(9.7%)이나 자산관리 서비스(2.8%)를 기준으로 사업자를 선택하는 비율은 매우 낮았다.
금융투자협회 측은 "DC제도 본연의 특징이 실종된 만큼 장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수탁기관이 자산을 운용하는 '기금형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때"라며 "또 가입자의 운용 지시가 없으면 자동으로 실적배당 상품에 투자되는 디폴트 옵션을 도입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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