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마트·롯데마트 내놓은 파스퇴르표 분유, 차이는
입력 2014-06-25 14:40  | 수정 2014-07-03 10:15
(좌) 롯데마트의 `귀한 산양분유` / (우) 이마트의 `프리미엄 스마트 분유`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최근 내놓은 분유를 두고 소비자들 사이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는 푸념이 들린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해 제조사마저 파스퇴르로 같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분유의'급'부터 달라 겨냥하는 소비층이 구분 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도대체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분유 제품은 가격과 성분 차이에 따라 '일반-프리미엄-최상위'로 급이 나뉜다. 최상위가 가장 고급 분유로 4만원 이상의 고가를 자랑한다.
롯데푸드의 파스퇴르 관계자는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내놓은 분유의 가장 큰 차이는 이마트는 일반 소의 우유를 사용하는데 비해 롯데마트는 고가의 산양유(山羊乳)를 주원료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현재 롯데마트는 네덜란드와 오스트리아 등 유럽산 산양유의 분말을 수입해 국내에서 제조한다.
이마트의 '프리미엄 스마트 분유'는 보통 프리미엄급 이상의 분유에만 들어가는 생(生)유산균이 포함돼 있다. 롯데마트의 '귀한 산양 분유'는 모유 성분과 가장 비슷하다는 산양유를 원료로 한다. 또 기존 제품 대비 높은 수준의 DHA와 아라키돈산을 함유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이같은 원료의 차이는 곧 소비자 가격의 차이로 이어진다.
각 사에 따르면 750g을 기준으로 이마트의 프리미엄 스마트 분유는 1만5400원, 롯데마트의 귀한 산양분유는 3만원이다. 고가의 성분을 사용한 만큼 롯데마트는 이마트 제품에 비해 2배 가량 비싸게 받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마트와 롯데마트 사이 가격 차이는 나도 양사 모두 비슷한 성분을 자랑하는 기존 분유에 비해선 거의 반값 수준이란 점이다. 파스퇴르 관계자는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비록 주성분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유통비를 줄여 품질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공급하자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마트의 프리미엄 스마트 분유(1만5400원)는 기존 2만원대의 일반 분유는 물론 프리미엄급인 3만원대 중반의 가격대 제품들과 경쟁을 벌인다. 남양유업의 아이엠마더, 매일유업의 앱솔루트 유기농 궁 등이 대표적이다.
롯데마트의 귀한 산양 분유(3만원)는 5만원대인 일동후디스의 프리미엄 산양분유, 파스퇴르 위드맘 산양 유아식, 남양 산양분유, 아이배냇의 순산양 분유 등을 경쟁 상품으로 보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기존 4~5만원대의 고급 분유를 먹이던 어머니들이 같은 품질이면 40% 이상 저렴한 귀한 산양 분유를 살 것으로 기대된다"며 "여기에 또 3만원대 프리미엄급을 사던 소비자들은 같은 돈이면 최상위 분유를 살 수 있게 하자는 게 이번 분유를 내놓은 취지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분유 성분과 가격대가 모두 다른 이마트와 롯데마트 간 경쟁은 결국 누가 더 소비자들의 마음을 잘 헤아렸는지의 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
즉 중저가 제품을 보다 싸게 살 것인지 아니면 평소에는 사기 힘든 고가 제품을 좀 더 저렴하게 살 것인지 소비자들의 선택이 관전 포인트인 셈이다.
분유업계 관계자는 "평소 3만원대 분유를 사던 엄마들이라면 당연히 절반 가격에 같은 프리미엄급을 내놓은 이마트로 갈 것이고, 이번 기회에 한번 고급 분유를 아이들에게 먹여보자고 마음 먹은 엄마라면 롯데마트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파스퇴르 관계자 역시 "애초 양사가 다른 소비층을 타깃으로 제품 기획을 각각 제안해 온 것"이라며 "같은 품질의 제품군이라면 한 제조사로서 부담이 있었겠지만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서로 경쟁으로 삼는 제품군이 달라 품질 보장을 위해서만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