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경찰특공대, 일반 시민에 군대 전술 사용…피해 속출
입력 2014-06-25 13:50 

지난 5월 28일 새벽 3시 미국 조지아주(州) 코닐리아의 집에서 자고 있던 알리샤 포네사반은 갑작스러운 굉음에 잠에서 깼다.
곧 검은 옷을 입은 무리가 들이닥쳐 알리샤의 남편에게 수갑을 채웠고 18개월 된 아들을 데려갔다.
알리샤 부부가 마약 불법거래에 연루됐다고 의심한 경찰특공대(SWAT)가 예고 없이 들이닥친 것이다.
경찰특공대는 알리샤에게 '아들이 이 하나가 빠진 정도고 별문제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원에 찾아간 알리샤를 기다린 건 엉망진창이 된 얼굴로 혼수상태에 빠진 아들이었다.

경찰특공대가 집안에 진입하기 전 터뜨린 섬광 수류탄이 원인이었다. 알리샤의 아들은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여전히 중환자실 신세를 지고 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경찰특공대가 폭발물을 터뜨려 적군의 주의를 흐트러뜨린 뒤 급습하는 군대식 전략을 펼치는 등 군대화하고 있어 시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ACLU가 2010년 7월부터 지난해 10월 사이에 11개 주에서 20개의 법 집행기관이 펼친 경찰특공대 작전 818건을 조사한 결과 작전 과정에 7명의 시민이 숨졌고 46명이 다쳤다.
어린이를 포함해 무고한 시민이 다치는 경우가 많았으며 흑인 피해 비율이 높았다.
폭동과 인질극 같은 위험한 상황에 투입하라고 결성한 경찰특공대지만 지금은 일반 범죄 수사에 아무렇게나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경찰특공대 투입의 62%가 마약 수색용이었고 79%는 일반 가정집을 상대로 한 작전이었다고 지적했다. 원래 목적대로 투입된 건 7%에 불과했다.
ACLU는 "법집행기관이 개인 가정집에서 마약을 찾아내는 데 군사조직에 준하는 경찰특공대를 활용하는 일이 점점 늘고 있다"며 "경찰이 시민을 전시의 적처럼 대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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