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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V타임머신] 뜨거운 여름, 시청자들 마음에 불을 지핀 드라마
입력 2014-06-25 12:00 
1분 1초가 빠르게 지나가는 요즘, 본방사수를 외치며 방영일만을 손꼽아 기다리는 날은 점점 줄고 있다. 클릭 한 번만으로 지나간 방송을 다운 받고, 언제든 보고 싶은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시대다. 모든 것이 빨리 흘러가는 현재, 지난 작품들을 돌아보며 추억을 떠올리고 이를 몰랐던 세대에게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MBN스타 남우정 기자] 드라마를 보면 계절을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윤석호 PD의 계절 시리즈까지 탄생하지 않았나 싶다. 특히 여름은 뜨거운 날씨와는 상반되게 푸르른 배경과 다양한 색감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청춘물이나 로맨스물이 많이 등장하는 때이다. 지난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여 름 드라마를 모아봤다.

◇ 손예진의 리즈 시절이 떠오른다면 ‘여름향기

여름 드라마에서 윤석호 PD의 계절 드라마를 빼놓을 순 없다. 비록 첫 타자인 ‘가을동화와 욘사마를 탄생시킨 ‘겨울연가보다는 화제성이나 시청률 면에서 밀렸지만 여름의 색감은 완벽하게 살렸다.

심장병을 앓아온 혜원(손예진 분)이 심장이식을 받은 후 원래 심장 주인이 사랑했던 남자인 유민우(송승헌 분)에게 마음이 흔들리는 이야기를 그린 ‘여름향기는 드라마론 특별한 매력을 발산하진 못했지만 손예진의 리즈 시절을 탄생시킨 것으로 의미가 있다.

어느덧 30대로, 여배우로는 안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손예진은 ‘여름향기에서 마친 한 음료 CF가 떠오를 정도로 청순하고 맑은 매력을 자랑했다. 예쁘기만 한 건 아니다. 당시 20대 초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연기를 펼쳐 호평받았다.

◇ 훈남들의 훈훈한 자태를 한 번에 ‘커피프린스 1호점

푸르른 녹음을 배경으로 청춘들의 로맨스와 꿈을 이야기했던 ‘커피프린스 1호점은 어둡지만 청량한 여름밤의 정취와 물놀이를 하는 장면 등이 다수 등장했다. 물론 여름에 촬영된 것도 이유이긴 하지만 특유의 질척이지 않는 유쾌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기 때문에 여름 하면 떠오르는 드라마가 됐다.


남장여자에 도전했던 윤은혜는 이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로 제대로 인정받게 됐고 공유는 로맨틱 코미디의 거성이 됐다. 메인 커플인 공유-윤은혜 말고도 이선균-채정안은 오래된 연인의 공감가는 로맨스를 담아냈다. 여기에 훈남 아르바이트생인 김동욱, 김재욱까지 가세됐으니 여성 시청자들의 채널은 고정됐다.

◇ 이쯤 되면 여름 배우 ‘윤은혜… ‘포도밭 그 사나이

원작 소설이 존재했던 ‘포도밭 그 사나이는 농촌 총각과 도시 처녀의 알콩달콩한 로맨스를 담아냈다. 특히 주 배경인 포도밭이 메인으로 등장하면서 실내에서 촬영된 장면은 드물었고 덕분에 드라마는 푸른 녹음을 완벽하게 담아냈다.

뮤지컬 스타였던 오만석은 ‘포도밭 그 사나이를 통해 본격적으로 브라운관 진출을 했고 촌스럽지만 순박한 농촌 총각의 매력을 발산했다. 도시의 여름을 담았던 ‘커피프린스 1호점과는 달리 윤은혜는 ‘포도밭 그 사나이를 통해서 된장녀 기질이 다분했지만 포도를 키우면서 철을 얻어가는 처녀로 변신했다. 특히 까맣게 탄 두 사람의 얼굴만 봐도 왜 여름 드라마로 불리는지 이해가 된다.

◇ 다시 봐도 재미있는 ‘내 이름은 김삼순

2005년 여름, 여성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던 ‘내 이름은 김삼순은 30대 노처녀가 능력있는 연하남과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로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해냈다. 여성들의 판타지를 제대로 공략한 덕분에 현빈은 스타가 됐고, 삼순이의 직업이었던 파티셰에 대한 관심까지 뜨거워졌다.

평범하고 능력도 뛰어나지 않은데다 뚱뚱하기까지 한 삼순이 역을 맡아 김선아는 일부러 살을 찌우는 열연을 펼쳤고 완벽한 싱크로율을 자랑한 덕분에 그 해 연기대상까지 거머쥐었다. 어딘가 친근감 있는 삼순이의 동네인 서울 종로구 부암동 일대는 당시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기도 했다.

◇ 평범한 20대의 고민을 담은 ‘연우의 여름

현재 유일한 단막극의 탄생지인 KBS의 ‘드라마스페셜의 묘미는 다양한 작품을 매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부터 말랑말랑한 로맨스까지, 골라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그 가운데 지난해 방송된 ‘연우의 여름은 20대 청춘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특별하게 담아냈다.

인디밴드 데뷔를 꿈꾸는 연우(한예리 분)이 엄마 대신 청소부 일을 하면서 벌어진 이야기를 담은 ‘연우의 여름은 꿈과 현실에서 갈등하는 20대의 현실을 그려냈다. 여기에 자신의 본 모습을 숨기고 만난 남자와의 로맨스까지 더해졌다.

스크린에서만 봐오던 한예리는 브라운관에서도 본인에게 딱 어울리는 캐릭터를 만났고 한주완은 ‘연우의 여름으로 첫 주연을 차지했다. 두 사람의 케미도 좋았지만 인디밴드를 꿈꾸는 여주인공답게 곳곳에 등장하는 감각적인 OST와 보헤미안 느낌의 소품들도 극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 10대들의 로맨스가 이렇게 설레다니 ‘사춘기 메들리

웹툰을 원작으로 한 ‘사춘기 메들리는 풋풋하고 싱그러운 10대들의 로맨스로 초여름 같은 느낌을 선사한다. 시골로 전학을 온 주인공이 또 다시 전학을 갈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사고를 일으키는 엉뚱한 발상이 드라마와 잘 어울렸다.

우연한 기회로 연인이 된 10대 소년, 소녀의 로맨스는 오히려 풋풋하게 그려져 설렘을 전했고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장군으로 이름을 알린 곽동연은 시골로 전학을 오면서 혼란을 겪는 남고생 역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다.

특히 ‘사춘기 메들리의 빛을 발하게 만든 것은 바로 배경과 영상미다. 100% 사전제작으로 만들어낸 영상은 풋풋한 10대들의 로맨스와 딱 맞아 떨어졌고 불독맨션 이한철이 음악감독을 맡으면서 적재적소에 딱 맞는 곡을 삽입해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연기, 영상, OST가 딱 맞아 떨어지는 조합이었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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