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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양상문 감독의 일침, “왜 포수 안 시킵니까?”
입력 2014-06-25 06:01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롯데)와 투수 장원삼(삼성).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도대체 왜 포수를 안 시킵니까?”
한국프로야구의 포수 기근 문제는 심각하다. 매년 구단들이 포수가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아마추어에서도 포수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 올해 신인 1차 지명에서 포수가 3명이나 포함된 것이 단적인 예다.
지난 23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KT 위즈와 NC 다이노스를 제외한 8개 구단의 2015년 신인 1차지명 선수명단을 발표했다. 내‧외야수가 한 명도 없이 투수 5명과 포수 3명이 지명됐다.
여기서 눈여겨 볼 부분은 포수다.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SK 와이번스가 포수를 뽑아 안방을 보강했다. LG는 포수난에 허덕이고 있는 팀이지만, 롯데와 SK는 각각 강민호와 용덕한, 정상호와 이재원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미래의 안방을 대비했다.
포수난의 심각성은 이미 도를 넘었다. 이번 1차지명은 이런 현실적인 추세의 반영이다. 이미 포수난에 대한 문제점은 끊임없이 지적됐던 사안이지만 개선은 쉽지 않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을 비롯해 많은 지도자와 프로야구 관계자들이 아마추어인 중‧고교 야구부에 포수 출신의 배터리코치가 없는 형편이다. 투수코치와 타격코치, 수비코치를 두고 예산 부족으로 배터리코치를 겸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4일 김경문 NC 감독과 양상문 LG 감독도 1차지명 결과에 대해 같은 해석을 내놓았다. 왜 선수들이 포수를 하려고 하지 않는지 이해를 할 수 없다는 한탄도 섞여 있었다.

김경문 감독은 예전엔 투수도 던져서 스피드만 빠르면 스카우트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며 지금은 포수가 그렇다. 포수만 하면 야구를 오래할 수 있는데 왜 안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양상문 감독도 포수를 왜 안 시키는지 모르겠다. 포수를 하면 20년은 야구를 할 수 있는 시대”라며 아마추어에 포수 출신의 지도자가 많지 않은 것도 문제다. 그래서 기량 발전이 잘 되지 않는다. KBO에서도 순회코치를 포수 자원으로 보내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LG는 덕수고의 우투좌타 포수 김재성을 1차지명으로 뽑았다. 양 감독은 비디오를 봤는데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였다. 포수 자원이 워낙 부족하니까 앞으로 5년을 바라보고 뽑았다. 포수 자리를 확실히 채울 선수들이 있어야 한다”며 앞으로 3~4년간 아마추어에 포수 자원이 거의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지금 있을 때 뽑아 두는 것”이라고 1차지명으로 포수를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포수난은 프로야구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문제다. 각 구단별 육성 정책보다 KBO와 대한야구협회의 포수에 대한 관심과 장기적인 로드맵이 시급하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열어야 할 때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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