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유통 생·선식 3개 중 1개, 위생상태 ‘불량’

유명 백화점 및 대형마트 등 시중에 유통 중인 생식·선식 30개 제품 중 9개 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식중독균(바실러스 세레우스)이, 3개 제품에서 대장균이 검출되는 등 총 11개 제품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24일 시중에 유통 중인 생식(15개)과 선식(15개) 30개 제품의 위생도를 시험한 결과, 9개 제품에서 기준치의 1.2배에서 20배를 초과하는 식중독균(바실러스 세레우스)이, 3개 제품에서 대장균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선식은 90℃~100℃의 고온 건조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송풍·동결건조 등의 방법으로 제조되는 생식에 비해 위생적으로 안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시험검사 결과 생식은 15개 중 5개 제품(33.3%), 선식은 15개 중 6개 제품(40.0%)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식중독균 또는 대장균이 검출되어 안전성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생식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 제품은 위생적으로 문제가 없었으나, 온라인 판매 제품은 11개 중 5개 제품(45.5%)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식중독균 또는 대장균이 검출됐다.

반면, 선식은 온라인 판매 제품(7개 중 2개 부적합)에 비해 오프라인 매장(백화점·대형마트)에서 즉석 제조·판매하는 제품(8개 중 4개 부적합)의 위생상태가 보다 더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대형마트 등에서 판매하고 있는 선식은「식품등의 표시기준」제8조에 따라 ‘즉석판매제조식품으로 분류돼 소비자가 구입하는 개별 제품에 원재료 성분·유통기한 등의 필수 표시사항을 생략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선식은 빵·떡·과자류 등과 같이 1회성이나 단기간 내에 소비하는 제품과는 달리 소비자가 제품 구입 후 비교적 장기간 보관하며 섭취하는 식품이므로 안전성이 보다 더 취약할 수 있다”며 따라서 선식과 같은 유형의 식품군은 ‘즉석판매제조식품으로 분류되더라도 개별 제품에 원재료 성분·유통기한 등의 필수 표기사항 표시를 강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곰팡이독소 시험결과 30개 중 13개 제품(43.3%)이 곰팡이독소의 일종인 제랄레논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생식·선식류에는 별도의 곰팡이독소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고, 검출된 제랄레논의 농도는 20.85~85.21㎍/㎏ 수준으로, 국내 곡류가공품 허용기준치(200㎍/㎏)를 초과하지 않았다.

다만, 제랄레논이 검출된 13개 전 제품이 유럽연합(EU)의 밀가루 제랄레논 기준치(20㎍/㎏)를 상회하고, 3개 제품은 곡류가공품 허용기준(75㎍/㎏)을 초과하고 있어 안전한 수준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곰팡이독소는 생식·선식과 같이 곡류·두류·견과류 등을 주원료로 하는 제품군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므로 유럽연합(EU)의 곡류가공품에 준하는 수준으로 생식·선식의 곰팡이독소 개별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생식·선식 제품의 안전성 확보와 제품구매 시 소비자 피해의 예방을 위해 기준위반 제품의 자발적 회수 및 판매중단 조치를 완료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선식류와 같은 즉석판매제조식품에 대한 표시기준 강화 및 생식·선식의 곰팡이독소 기준 마련 등의 제도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매경닷컴 이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