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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미쟝센단편영화제’①] 13살이 된 미쟝센영화제의 ‘발자취’
입력 2014-06-24 12:41 
[MBN스타 손진아 기자] 오는 26일 개막하는 제13회 미쟝센단편영화제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인재를 발굴하고 다양한 단편영화를 소개하는 미쟝센영화제. 13살 먹은 미쟝센단편영화제는 그동안 어떤 길을 걸어왔을까.

◇ 2002년, 한국의 대표감독들이 단편영화를 위해서 뭉치다

2002년, 이현승 감독이 ‘장르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단편영화를 색다르게 볼 것을 제안했다. 이에 각 장르를 대표하는 김성수, 김대승, 김지운, 류승완, 박찬욱, 봉준호, 허진호 감독이 화답하면서 ‘미쟝센 단편영화제가 탄생하게 됐다.

집행위원장에 이현승 감독, 부집행위원장에 박찬욱 감독을 선임한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단편영화의 저변을 확대하고 후배감독들을 양성하겠다는 옹골찬 계획으로 영화제를 준비했고, 2002년 6월 ‘발칙한 상상력을 앞세운 낯선 영화제는 자신의 탄생을 세상에 알렸다.

그로부터 9년 후 2011년, 10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폐막식에서 새로운 10년을 이끌어 갈 2기 집행위원을 발표했다. 앞으로 한국영화계를 이끌어 갈 강형철, 권혁재, 나홍진, 민규동, 박정범, 윤종빈, 이경미, 이용주, 장철수, 장훈, 조성희 감독 등 10인으로 구성됐고, 특히 미쟝센 단편영화제 상영 및 수상 감독들이 포함돼 있어 의미가 더 깊다.

◇ 미쟝센 단편영화제, 2가지 목적 갖고 탄생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한국영화의 기초 자산인 단편영화를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과 ‘후배 감독들을 양성하자는 것이라는 2가지 목적을 갖고 탄생했다.

2002년만 하더라도 단편영화라고 하면 일단 어렵고 실험적이라는 선입견이 강했고, 이로 인해 단편영화제로 관객을 흡수하는 일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발상의 전환은 의외로 간단했다. 단편영화도 장편영화처럼 장르 개념을 도입하면 관객이 쉽게 단편영화를 접하고 이해할 수 있으리라는 것. 이는 바로 미쟝센 단편영화제의 첫 번째 도전이기도 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단편영화의 순수성을 해친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이현승 감독은 한 발은 익숙한 장르의 영역에 머물고 있으면서 다른 한 발은 장르의 경계를 넘어 낯선 영토를 향해 나아가려는 영화까지 발굴하면 되지 않겠냐고 주장했고, 함께 영화제를 준비하기로 한 감독들은 결국 이현승 감독의 의도대로 가기로 결정하게 됐다.

◇ 독특한 이름을 가진 5개 장르별 섹션 탄생

미쟝센 단편영화제 측은 경쟁부문을 5개의 장르로 구성하면서 각 섹션의 장르 명칭을 영화 제목에서 빌려오기로 결정했다. 박찬욱 감독은 사회적 관점을 다룬 영화의 섹션 명칭을 허우 샤오시엔 감독의 ‘비정성시에서 빌려오기로 결정, 허진호 감독과 김대승 감독은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을 멜로드라마의 섹션 명칭으로 결정했다.

또한 봉준호 감독은 코미디 섹션의 명칭을 주성치 감독의 ‘희극지왕에서 빌려왔으며 공포, 판타지는 김지운 감독과 장준환 감독이 ‘절대악몽이라고 결정했다. 액션, 스릴러는 김성수 감독, 류승완 감독이 프랑수아 트뤼포 감독의 ‘400번의 구타를 변형해 ‘4만번의 구타라 명명했다.

◇ 감독의, 감독에 의한, 감독을 위한 심사와 시상 시작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각 장르를 담당하는 2인의 심사위원 감독이 그 섹션의 최우수 작품상을 결정하는 방식을 취했다. 자신의 주관대로, 취향대로, 영화적 고집대로 수상 작품을 선정하는 것이다.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주관적으로 심사하기를 지향해 왔고, 이를 통해 무난한 영화가 아니라 발칙한 상상력을 앞세운 개성 있는 영화를 격려하고 지지하고자 했다. 그것이 장르의 벽을 넘어설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라 믿었다.

대상 작품의 선정은 늘 까다롭다. 대상은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작품 중 여타 수상작을 넘어서는 상상력과 완성도를 보여준다고 심사위원 감독들이 인정했을 때만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그 결과, 1회 영화제 때 신재인 감독의 ‘재능있는 소년 이준섭이 대상을 받은 이후 무려 7년이 지난 2009년 8회 영화제에서 조성희 감독의 ‘남매의 집이 두 번째 대상 작품으로 선정됐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2년 11회 영화제에서 엄태화 감독의 ‘숲이 세 번째 대상 작품으로 선정됐다.

◇ 미쟝센영화제, 최다 출품 공모 편수 기록

한국의 단편영화 제작 편수는 곧 미쟝센 단편영화제 출품 편수와 같다라는 소문이 있다. 이는 출품된 작품수가 영화제의 위상을 말해 준다고 했을 때, 미쟝센 단편영화제가 단편영화 출품 편수로 늘 1위를 차지해 왔다는 미쟝센 단편영화제의 큰 자부심이다.

그동안의 단편영화 출품 편수는 2002년 500편, 2003년 411편, 2004년 447편, 2005년 580편, 2006년 740편, 2007년 766편, 2008년 736편, 2009년 789편, 2010년 702편, 2011년 816편, 2012년 926편, 2013년 865편을 기록했다. 영화제 13주년을 맞이한 2014년은 852편을 기록, 국내 영화제 한국 경쟁부문에서 최다 출품 편수를 기록함으로써 최고의 단편영화제로서의 확고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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