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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뷰] 친근한 장소 속 웃픈 사연의 연속,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
입력 2014-06-23 09:43 
사진=포스터
모두의 쉼터인 편의점을 소재로 친근한 주인공들의 사연이 가득한데 왜 청소년관람불가죠?


[MBN스타 여수정 기자] 한시도 쉴 틈 없이 어서 오세요” 또 오세요”가 들리는 편의점, 그리고 그곳을 방문하는 사연 많은 손님들, 그런 그들을 맞이하는 아르바이트생, 이들을 관리하는 편의점 주인. 이 네 가지 요소만으로 영화는 재미있고 공감되고 슬프고 조금은 황당하다.

영화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는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도시의 얼굴 편의점을 배경으로 아홉 명의 아르바이트생들이 겪는 하루를 통해 지금 이 순간, 이 도시를 살아가는 젊음의 모습을 담았다. 저마다의 사연을 지닌 아르바이트생들과 손님들 덕분에 골라보는 재미가 가득하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사랑을 키운 성소수자, 군 입대를 앞두고 연인과의 관계를 걱정하는 남학생, 절박하게 오디션을 준비하는 배우 지망생, 탈북녀, 힙합 뮤지션 지망생, 열심히 토익을 공부하는 학생, 당황하지 않고 진상 손님을 상대하는 아르바이트생, 나이를 묻는 이들에게 친절하게 나이를 알려주는 자퇴생, 아르바이트생을 괴롭히는 그러나 알고 보면 불쌍한 주인, 1+1을 강조하는 손님, 계산 후 마음이 바뀌어 환불을 요구하는 손님, 외국인인줄 알았는데 한국인인 손님 등 다양한 이들이 등장하지만, 그 상황과 사연에 묘하게 공감돼 한마디로 웃프(웃기고슬프다)기까지 하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야기는 전개된다. 주인공들의 사연이 남달라 과연 메시지가 이어질까 의심이 들기도 하지만, 인물과 사연을 달라도 고달픈 인생의 연속, 힘든 인간관계의 연속, 이 시대를 사는 이들의 현실 등을 알게 된다. 때문에 기발하고 여운을 주는 작품이다.

큰 틀로 보자면 현대인들의 자화상 같고, 작게 쪼개보면 로맨스, 드라마, 코미디, 공포 등 다양한 장르가 담긴 5분짜리 단편영화 같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주인공 역시 개성만점이다. 그룹 서프라이즈 영화담당 공명을 시작으로 헬로비너스 유영, 신재하, 김희연, 안재민, 이바울, 김새벽, 정혜인, 이주승, 김수현 등 신예부터 연기파 배우까지 대거 등장해 반갑다. 특히 윤영미의 진상 연기는 보는 이들의 짜증 게이지까지 한껏 높인다.

또한 영화의 가장 큰 메시지로 볼 수 있는 편의점 주인은 반전을 준다. 그 놈의 돈 때문에 최후를 맞이해 안타깝지만 어딘지 모르게 유쾌상쾌통쾌하다. 전두환이라는 주인의 이름부터 극중 아르바이트생이 자주 언급하는 돈 많아요? 돈 없으면 사라져라. 당신이 돈이 없으면 내가 왜 당신 밑에서 일하냐”라는 대사 등도 반전과 메시지에 한 몫 한다.


편의점과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는 등급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 당시에는 15세 관람가로 관객을 만났지만, 극장 개봉을 앞둔 시점에서 돌연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청소년관람불가등급을 받았다. 욕설, 비속어, 모방위험 등을 그 이유로 들었지만, 실상 영화를 본 이들이라면 이게 왜 청소년관람불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한공주에 이어 청소년,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았지만 정작 영화의 주인공인 이들은 관람할 수가 없다. 그저 황당하다. 누구를 위하여 만든 영화인지 의심이 가고, 그 놈의 등급 때문에 선택의 폭과 흥행 성적이 줄어드는 셈이다.

가볍게 시작한 영화는 결국 묵직한 메시지를 안기며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를 되짚어보게 한다. 오는 26일 개봉.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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