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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알제리] 혼(魂) 나간 한국을 위한 시간은 ‘15분’이었다
입력 2014-06-23 05:53 
한국이 환호할 수 있던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초반 혼이 나간 한국은 알제리의 파상공세를 견디지 못했다. 사진(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포르투 알레그리) 이상철 기자] 혼이 빠졌다. 태극전사는 정신을 못 차렸다. 치밀하게 준비했건만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했다.
한국의 완패였다. 한국은 23일 오전 4시(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H조 2차전에서 알제리에게 2-4로 패했다. 전반에만 3골을 허용했다. 후반 들어 손흥민(레버쿠젠)이 한 골을 만회했지만 더 이상의 추격도,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도 없었다.
냉정히 말해, 한국은 승리할 자격이 없었다. 알제리가 한국보다 더 강했고 더 잘했다. 한국은 알제리의 파상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
알제리는 빠르고 저돌적이었다. 알제리의 빠른 역습에 한국 수비는 속절없이 당했다. 벨기에를 괴롭혔는데 우연이 아니었다. 또한, 월드컵 직전 평가전에서 화끈했던 공격력은 무시무시했다.
그렇지만 한국이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점도 컸다. 러시아와 비긴 후 한국은 알제리를 이기기 위해 칼을 갈았다. 알제리에 관해 완벽 분석을 했다. 하지만 공부만 열심히 한 꼴이었다. 한국은 실전에서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알제리 공격을 막기 위한 방법도, 알제리 수비를 뚫기 위한 방법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다.
경기 전부터 베이라히우 주경기장은 알제리의 홈구장을 방불케 했다. 붉은 악마를 비롯해 한국 축구팬도 찾았으나 알제리 축구팬으로 가득했다. 그들은 경기 전부터 열띤 응원을 펼치며 한국의 기를 죽였다.
한국이 환호할 수 있던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초반 혼이 나간 한국은 알제리의 파상공세를 견디지 못했다. 사진(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김영구 기자
한국의 전반 슈팅은 0개. 알제리가 12개를 난사하는 동안 한국은 알제리의 골문을 향해 단 한 개의 슈팅도 날리지 못했다. 후반 5분 첫 슈팅이 골로 연결됐다. 그러나 손흥민의 개인 기량에 의한 득점이었다.
물론, 한국은 후반 들어 경기력이 살아났다. 볼 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 좌우 측면 공격이 전개됐다. 번번이 알제리 수비에 막혔던 전반과는 달랐다. 아쉬움도 있었다. 후반 15분 기성용(스완지 시티)의 중거리 슈팅은 골키퍼 음볼리(CSKA 소피아)의 선방에 막혔다. 이 골이 들어갔다면 경기 양상은 달라질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을 위한 시간은 딱 15분이었다. 후반 17분 한국영(가시와 레이솔)이 페굴리(발렌시아)를 놓치면서 브라히미(그라나다)에게 쐐기골을 내주면서 한국의 희망도 사라졌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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