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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이진영 “난 4번 아닌 네 번째 타자”
입력 2014-06-21 08:13 
LG 트윈스 외야수 이진영이 팀 승리를 확정한 뒤 박수를 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 주장 이진영(34)이 4번타자로 다시 태어났다. 이진영은 최근 붙박이 4번 타순으로 나서면서 무서운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늘 4번이 고민이었던 LG로서는 반갑기만 하다. 그러나 이진영은 ‘4번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이진영은 타격감이 최고조에 올라있다. 올 시즌 타율 3할6푼4리로 팀 내 타율 1위, 전체 타율 5위다. 특히 4번 타순으로 나설 때 타율 4할8푼6리(35타수 17안타) 2홈런 13타점을 기록했다.
이진영은 지난 14일 잠실 SK 와이번스전부터 4번타자로 자리를 잡았다. 전날(13일) SK전에서 한 경기 3연타석 홈런을 폭발시키며 타순을 중심으로 옮겼다. 이후 5경기서 타율 5할6푼3리, 1홈런 7타점을 기록 중이다. 이전까지 이진영은 주로 3번 타순으로 나섰다.
양상문 LG 감독은 이진영은 타순에 흔들리지 않는 타자다. 베테랑이기 때문에 4번이라고 해서 부담을 더 갖고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단단한 믿음을 보였다.
LG는 올 시즌 4번 타순에 붙박이는 없었다. 시즌 초반부터 외국인 타자 조쉬벨을 비롯해 정성훈과 정의윤이 번갈아 4번 타순으로 나섰다. 시원한 한 방이 없었던 LG의 갈증이 그대로 묻어난다. 그래서 이진영이 반갑다.
‘4번타자로 재탄생한 이진영은 어떤 느낌일까. 이진영은 지난 20일 대전구장서 ‘4번 체질이 아니냐는 질문에 껄껄 웃었다. 이어 난 4번이 아닌 팀의 네 번째 치는 타자일 뿐”이라고 진지하게 말했다.
이진영은 양 감독의 말대로 4번 타순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었다. 이진영은 요즘 (정)성훈이와 (정)의윤이가 좀 좋지 않아 마땅한 대안이 없어 4번에 들어간 것뿐이다. 찬스에서 잘해주라는 의미인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 4번이라고 해서 꼭 해결을 해야 한다는 부담은 없다. 산전수전 다 겪었기 때문에 늘 하던 대로 하면 된다. 안 하던 거 하려고 하면 일찍 죽는다”고 웃었다.
LG 트위스 이진영이 박용택과 함께 팀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이진영은 올해 LG의 주장을 맡았다. 그러나 팀 성적이 곤두박질치며 시즌 초반 감독 자진사퇴라는 충격까지 떠안았다. 이진영도 마음고생이 심했다. 팀 성적은 바닥인데 이진영의 개인 성적은 좋았다. 그렇다보니 팬들 사이에선 너만 잘하면 되냐? 팀에 도움 안 되는 타자”라는 비아냥거림도 들어야 했다.
이진영은 주장이 힘든 자리라는 것을 알았다. 시즌 초반에는 정말 부담스럽고 힘들었다”며 팀 전체를 봐야 했고, 팀 성적도 영향을 주더라”고 그동안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이어 이진영은 비난의 말들은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더그아웃에서 주장으로 할 일과 그라운드에서 선수로 할 일이 따로 있다”며 더그아웃과 라커룸에선 선수들을 격려하고 분위기를 다잡아야 하지만, 그라운드에서는 이기는 방법을 연구하고 야구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진영은 가식이 없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세리머니도 크지 않다. 대신 선수들과의 신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진영은 작년엔 모든 게 잘됐다. 올해 더 기대를 하게 됐다”면서도 컨디션이 안 좋을 수도 있고 밸런스가 안 맞을 수도 있다. 아직은 포기하기 이른 시점이다. 시즌이 반 이상 남았다”고 각오를 다졌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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