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주가흐름 좌우할 3대변수
입력 2014-06-20 15:51  | 수정 2014-06-20 19:15
올해 상반기 마감을 열흘 앞둔 가운데 코스피가 1960선까지 밀리는‘쇼크'를 연출했다.
지난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결정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로 점진적인 주가 상승이 점쳐졌지만 이틀 만인 2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2% 하락한 1968.07을 기록했다. 코스피가 1960선에 닿은 것은 지난달 12일(1964.94) 이후 40여 일 만이다. 특히 이날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898억원을 순매도하면서 네이버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줄줄이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장중 120만원 선으로 밀렸다가 전일 대비 1.66% 빠지면서 130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의 2분기 어닝쇼크에 대한 우려가 삼성전기 등 전자 계열사에까지 퍼지는 모습이다. 최근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대에 그친다는 전망이 나온 이후 증권사들이 잇달아 삼성전기 실적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상장사 2분기 실적 우려 △남미발 국가 부도위기 확산 △이라크전 확대 가능성 등 3대 악재에 직면해 있다고 보고 있다.

먼저 증권사들이 삼성전자 2분기 추정치를 8조원대 밑으로 하향 조정한 여파가 다른 업종과 종목으로 확산될 분위기다. 원화 강세로 자동차 등 수출주들의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다음달부터 어닝시즌을 맞아 추락한 실적이 표면화된다면 외국인 이탈은 가속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2분기 대형 수출주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해서 코스피 상승을 붙잡을 것"이라며 "외국인 이탈이 본격화하면 대표 업종인 전차주부터 매도가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서 시작된 신흥국 위기가 남미를 거쳐 아시아에도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주목할 점이다. 최근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에서 외환보유액 급감에 따른 국가부도 그림자가 아시아를 포함한 전체 신흥시장으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3일부터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각국에서 외국인이 매도세를 보이고 있고, 대만 역시 매수 강도가 약해지고 있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신흥국 위기감이 다시 불거진다면 작년처럼 유동성이 회수되면서 신흥국 전반의 증시 약세가 불가피하다"며 "남미발 위기가 확대된다면 신흥시장 전체에 대한 글로벌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저금리 기조 유지를 강조하면서 선진국 투자에 대한 매력이 상대적으로 커진 점도 신흥시장에서 자금 이탈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이 초저금리를 유지한다면 선진국 국채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신흥국 주식 매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아도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증시가 오르는 비동조화가 강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이라크 내전 사태 확대도 향후 코스피 불안정성을 키울 요소 중 하나다. 이라크에서 사업 중인 한국 기업이 많아 이라크 사태 장기화는 기업들의 장기적인 수익 감소를 초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현지에서 사업을 하는 건설업종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3대 악재에도 불구하고 코스피가 하락을 지속할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김병호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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