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에콰도르 외무장관 "어산지, 필요하다면 끝까지 보호할 것"
입력 2014-06-20 10:52 

내부 고발자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설립하고 미국의 기밀문서들을 폭로한 줄리언 어산지(43)가 19일(현지시간)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도피 2년을 맞았다.
어산지는 이날 에콰도르 현지와 화상으로 연결해 기자회견을 했다. 대사관 밖에는 십자가에 매달린 어산지 모형을 든 사람을 포함한 지지자들이 모여 구호를 외쳤다.
어산지는 스웨덴으로 돌아갔을 때 미국으로 보내지지 않을 것으로 확신이 없기 때문에 스웨덴으로 갈 의향이 없다고 다시 한 번 밝혔다.
양복에 스니커즈를 신고 편안해 보이는 모습으로 나타난 어산지는 리카르도 파티노 에콰도르 외무장관과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파티노 장관이 어산지의 흰 수염이 자라있는 것을 언급하며 "수염이 더 길었다"고 말을 건네자, 어산지는 외부의 압력에 대한 "강건한 저항"이라고 답했다.
파티노 장관은 어산지의 운명에 대한 영국과의 협상은 교착 상태지만 그를 강제로 스웨덴으로 돌려보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필요한 한 끝까지 어산지를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유엔 인권위원회와 모든 인권 기구, 여론에 어산지의 인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어산지는 브래들리 매닝 미군 일병이 2010년 이라크에서 정보 분석관으로 근무하면서 빼낸 70만 건의 전쟁 관련 보고서, 국무부 외교 기밀문서를 건네 받아 위키리크스 사이트를 통해 폭로했다.
이듬해 영국에 체류하던 중 과거 스웨덴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았고 영국 대법원은 스웨덴 송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미국으로 송환해 처벌하기 위한 음모라며 2012년 6월 19일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들어가 망명 신청을 했다.
영국은 어산지가 대사관 밖으로 나오는 것을 허가하지 않고 24시간 감시하고 있다. 지난해 영국과 에콰도르는 해결책을 찾도록 협력하자고 합의했지만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영국 런던경찰국은 지난 2년 동안 어산지 감시에 든 비용이 640만파운드(111억2000만원)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다른 업무를 맡는 공무원의 배치 비용을 비롯해 자동차와 비품 이용비 등이 포함됐다.
경찰국은 '보안상의 이유'로 얼마나 많은 인력이 동원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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