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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타박’ 니퍼트, ‘나쁜 손버릇’이 부른 악몽
입력 2014-06-18 22:38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4회초 두산 선발 니퍼트가 포수에게 사인을 보내고 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두산 베어스 외국인투수 더스틴 니퍼트의 나쁜 손버릇이 결국 화를 불렀다. 손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가 뒤집히며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두산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8-10으로 졌다. 3회까지 5-0으로 크게 앞선 두산은 4회부터 LG의 추격을 허용해 결국 7회 이병규(7번)의 만루포에 역전을 당하며 무너졌다.
두산의 이날 패배는 아쉬움이 짙게 남았다. 선발투수 니퍼트의 한 순간 판단 미스가 악몽이 됐다. 니퍼트는 이날 최고의 컨디션을 보였다. 1~3회 연속 삼자범퇴로 9명의 타자를 요리했다.
타선의 지원도 두둑하게 받으며 5-0으로 크게 앞선 4회 나쁜 손버릇이 화근이 됐다. 니퍼트는 선두타자 박용택의 투수 옆을 스치는 타구를 오른 맨손으로 직접 잡으려다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이날 경기 첫 피안타였다. 박용택의 타구는 니퍼트의 손가락에 맞아 타격이 있었다.
이후 니퍼트는 흔들리기 시작했고 두산의 흐름도 깨졌다.
오지환이 1루수 실책으로 출루하며 1, 2루 위기를 맞은 뒤 정성훈을 중전안타로 내보내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이진영의 2루수 땅볼, 이병규(7번)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2실점을 했다. 맨손 수비 영향이 컸다. 니퍼트는 채은성과 조쉬벨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2사 만루 위기에 처했으나 최경철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막아내 가까스로 추가 실점을 면했다.

니퍼트는 5회까지 투구수 59개밖에 기록하지 않았으나 맨손 수비 영향으로 일찍 교체됐다. 니퍼트는 5이닝 4피안타 2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으나 7회 역전을 당해 시즌 8승이 물거품됐다.
두산은 니퍼트를 마운드에서 내린 뒤 윤명준-이현승-정재훈을 차례로 내보냈다. 그러나 불펜이 무너졌다. 윤명준이 6회 무사 1, 3루서 이병규(7번)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추격을 허용했고, 7회 최경철에게 안타를 맞은 뒤 이현승에게 넘겼다. 이현승은 대타 박경수에게 볼넷을 내준 뒤 박용택에게 적시타를 맞아 추가 실점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1사 후 바뀐 투수 정재훈이 정성훈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진영을 유격수 플라이로 돌려세웠지만, 이병규(7번)에게 역전 만루포를 얻어맞아 5-8로 역전을 당했다. 두산은 7회 1점을 따라붙었으나 8회 LG에 추가 실점을 하며 6-9, 3점차를 유지했다. 두산은 뒷심을 발휘해 8회 1사 2루서 호르헤 칸투의 투런포로 8-9, 1점차까지 쫓았으나 여기까지였다. 니퍼트의 조기 강판이 더 아쉬운 순간이었다.
니퍼트는 이날 경기 도중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돼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뼈에 이상이 없는 단순 타박상으로 판명됐다. 그러나 이날 본능에 충실했던 나쁜 습관이 부른 패배는 돌이킬 수 없이 아팠다.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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