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러시아전에서 1-1 무승부를 기록, 가나와의 평가전 0-4 참패의 우려를 씻었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우려는 있었지만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나름 자신감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최근 열린 월드컵 조별 예선 첫경기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
실제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2002년 한일월드컵부터 지난 대회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까지 조별 첫 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는 폴란드를 제물로 2-0 승리를 했고,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토고를 2-1로 이겼다. 또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에서는 그리스를 2-0으로 제압했다.
이 중 두 대회는 각각 4강, 16강에 올랐고 독일월드컵은 스위스와 1승1무1패로 같았지만 상대 전적에서 밀려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이런 이유 때문에 러시아 전에 거는 기대는 그만큼 컸다. 그리고 후반 10분 박주영과 교체된 이근호가 그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희망의 불'을 지폈다. 16강 진출 청신호와 함께 말이다. 이근호는 후반 23분 패널티 지역에서 날린 강력한 슛이 골키퍼의 손에 맞고 그대로 골문으로 들어가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에게 첫골을 안겼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9분만에 깨졌고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조별 예선 첫경기 1승은 16강 진출 가능성을 절반 이상 끌어올릴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경기다. 1승한 팀은 경기 운영에 다소 여유가 있고 나머지 2경기에 대한 집중과 선택도 할 수 있다. 그러나 1패한 팀은 절박해진다. 한국과 러시아는 이날 비겼다. 여유도 절박도 아닌 애매한 상황이다. 하지만 선택과 집중이 아닌만큼 '절박'한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당장 23일 새벽 4시(한국시간)에 있을 알제리전부터 말이다.
[매경닷컴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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