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호'
4년마다 열리는 '전세계의 축제' 월드컵. 그야말로 축구에서는 최고의 축제다. 대륙별 예선을 통과한 32개 국가는 한달여간 조별 예선을 거쳐 토너먼트 방식으로 대결, 진정한 '왕좌'를 가린다.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에서 또 하나의 볼 거리는 바로 '공인구'다. 공인구의 특성에 따라 국가별 공수 전략이 좌우될 수 있을 정도라니 그 중요성은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이는 공인구의 특성이 대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 축구를 세계에 알린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피버노바'가 사용됐다. 또 1승 1무 1패라는 양호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스위스와 상대전적에서 밀려 16강 진출이 좌절된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팀가이스트'라는 공인구를 사용했다. 원정 16강을 달성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자블라니'가 활약했다.
그리고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는 '브라주카'가 주인공.
그렇다면 '브라주카'는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을까? '브라주카'는 빠르고 정확하게 날아가는 특징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브라주카 표면에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한 작은 돌기들이 붙어 있기 때문. 이런 이유로 이번 공인구는 남아공 월드컵 공인구 '자블라니'보다 20% 이상 빨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역대 공인구 중 가장 적은 여섯 조각으로 만들어진 만큼 '구'의 형태에 가장 가까워 킥 정확도도 높아졌다.
그래서인지 이번 대회에 경기당 평균골이 3.5골이나 된다.
18일 러시아 전에서 한국 국가대표팀에 첫 골을 선물한 이근호의 슛이 골키퍼의 손에 맞고 그대로 빨려 들어간 것도 '브라주카'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빠르고 정확하게 날아가는 만큼 반발력이 커져 손으로 제대로 막지 못하면 직진성이 여전히 살아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 후반 10분 교체 투입된 이근호는 페널티 지역 근처서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날렸다.
이 공은 러시아 골키퍼 이고리 아킨페예프(28·CSKA 모스크바)의 손에 맞았다. '선방' 했구나 하는 찰나 공은 강력한 직진성을 보이며 골대를 통과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한국팀이 운이 좋았다"고 하지만 일단 이근호의 슛은 강력했고 그리고 정확했다. 이 조건이 없었다면 '브라주카'가 아무리 직진성이 있고 정확하다고 해도 골로 연결은 어려웠을 것이다.
[매경닷컴 이상규 기자 / 사진 출처 = MK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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