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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이야기 담았는데 왜 청소년관람불가죠?”
입력 2014-06-18 15:25 
사진=포스터
[MBN스타 여수정 기자] 청소년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지만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던 영화 ‘한공주에 이어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감독 김경묵·제작 김경묵)도 등급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는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도시의 얼굴 편의점을 배경으로 아홉 명의 아르바이트생들이 겪는 하루를 통해 지금 이 순간, 이 도시를 살아가는 젊음의 모습을 담았다. 한마디로 청춘과 10대들의 이야기를 담은 셈이다.

때문에 당연히 영화의 주 타겟은 10와 20대이다. 그러나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15세관람가가 아닌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특히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 월드프리미어 초청 당시 영화는 15세관람가 등급을 받은 바 있다. 황당한 상황인 셈이다.

영상물등급위원회에 따르면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는 주제와 내용, 영상 표현에 있어 사회 통념상 용인되는 수준이지만, 대사 부분에 있어 거친 욕설과 비속어 등의 사용이 반복적이며 지속적으로 묘사되고 있고 모방 위험에 있어서도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청소년이 관람하지 못하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다.

아이러니한 등급 판정 속 지난 17일 서울 돈의동 롯데시네마 피카디리에서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돼 다시 한 번 관계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날 김경묵 감독을 포함해 서프라이즈 공명, 헬로비너스 유영, 김희연, 안재민, 이바울, 김새벽, 정혜인 등 출연배우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욕설과 비속어, 모방위험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에는 보통의 청소년들이 쓰는 욕설, 비속어가 주로 등장한다. 이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았기에 그들의 언어가 쓰인 게 당연한 일이다. 성소수자들의 대한 이야기도 언급되지만 이는 등급에 있어 전혀 문제될 부분이 아니다.

태연하게 교복을 입고 담배를 사러오는 학생의 등장, 악덕 편의점 사장에게 시원하게 욕설을 내뱉는 장면, 얼굴을 가린 채 편의점을 습격하는 3인의 강도(?) 등이 자극적이기는 하지만 사회 어딘 가에서는 벌어지는 일이다.


영화 속 욕설과 비속어는 단지 청춘들의 일상을 표현하는 도구일 뿐이며, 적당히 웃기고 적당히 신선하며 그 안에 웃픈(웃기고슬픈) 인생의 다양한 맛이 있다. 아르바이트생, 성소수자, 탈북자, 힙합소년, 배우 지망생, 편의점 사장 등이 저마다의 사연으로 공감과 이해를 돕는다. 더 나아가 관객들이 미처 긁지 못한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기도 한다.

이날 김경묵 감독은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판정에 대해 입장을 전했다. 그는 젊은 세대에 대한 이야기를 다뤄 청소년이 보길 원했는데 (등급 때문에) 못 봐 아쉽고 안타깝다.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선정한 사유가 비속어, 욕설, 모방 위험이 있다더라. 난 이게 지금의 현실, 청소년을 미개인 취급하는 처사라 생각한다”라며 사실 영화를 본다면 내용이 청소년관람불가인지 아닌지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편의점과 20대가 등장하는 영화를 기획하고 싶었기에 편의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과 점주, 손님이 주인공이다. 때문에 밝고 명쾌하게 찍으려했고, 20대 청년의 현실과 한국사회의 부조리도 담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또한 김 감독은 MBN스타와의 통화에서도 등급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실제로 다른 영화들에 비해 욕설도 표현부분에 있어 그 이상이 아니고 수위도 높지 않다. 그런데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아 납득이 안 간다. 개봉 일정이 잡혀있기에 다시 편집하고 재심의를 부탁할 시간이 없다. 그리고 실제적으로 편집해야 될 구간이 없다고 생각한다. 욕설을 편집하려면 삐소리로 대체해야 될 텐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납득 사유가 없다”며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15세 관람가였는데)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아 회의감도 든다. 이는 문화예술에 대한 권한을 제한하는 것 같다. 몇몇의 사람만이 등급 결정에 참여하는 것 아니냐. 이점에 문제의식을 가져야 될 것 같다”고 다시 한 번 등급에 안타까움을 강조했다.

사진=스틸
한편,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는 오는 26일 개봉한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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