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연기금 투자 해외로 해외로…국내 자산 수익률 정체탓
입력 2014-06-17 17:28  | 수정 2014-06-17 19:53
국내 자본시장 큰손인 연기금들이 해외투자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자산에 대한 투자수익률이 정체된 상황에서 해외에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공무원연금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작년 말 4.3%였던 해외투자 비중을 2019년 말까지 19%로 확대하기로 했다. 15조원 규모 기금을 운용 중인 공무원연금은 이 중 4조여 원을 금융자산(주식, 채권, 대체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이사회 결정대로 자금이 집행될 경우 전체 금융자산 중 해외채권 비중은 7.6%, 해외주식은 7.4%, 해외대체투자는 4%로 상승할 전망이다. 이제까지 해외자산 투자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과감한 변화다. 이에 따라 공무원연금은 최근 해외투자팀을 신설하고 운용 인력도 충원 중이다.
해외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하기는 다른 연기금들도 마찬가지다. 국내 자산투자에만 주력할 경우 기금운용 성과가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해 국민과 회원들의 노후자산 증식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교직원공제회는 작년 말 13.8%였던 해외투자 비중을 올 연말까지 16.3%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교직원공제회는 작년 말 현재 22조8959억원 규모 자산을 운용 중인데 지난해 3.5%의 운용수익률을 달성했다. 대출 수익률을 합산하더라도 4.4%로, 회원들에게 약속한 운용수익률(급여율)인 5.15%를 밑도는 성과다.

이처럼 다소 부진한 수익률은 골프장 투자에서 발생한 거액의 손실 탓도 있지만 국내 주식에 대한 투자성과가 부진했던 점이 가장 큰 이유라는 게 교직원공제회의 판단이다. 실제 교직원공제회는 작년 국내 주식 직접투자에서 -1.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해외주식투자에선 10.1%의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국내 자본시장 큰손인 연기금들이 해외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국내 자산 가격 상승이 지지부진한 탓이 크지만 국내 자본시장에서 연기금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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