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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뷰] 중국 슈퍼리치 자금이동에 주목
입력 2014-06-17 17:13  | 수정 2014-06-17 17:53
지난달 7일 스위스 정부는 앞으로 외국인 계좌 관련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튿날 중국 국토자원부는 부동산등기국을 설립하고 앞으로 중국 전역에서 통일적인 부동산 관리제도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두 가지 제도가 도입되면서 중국 전체 자산의 70%를 소유한 '상위 1%'의 자산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중국 상위 1%는 자산을 스위스나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회피지역에서 관리해 왔다. 따라서 스위스 정부의 최근 기조 변화는 중국 부자들의 해외자산 관리지역 이동을 가져올 것이다. 가장 매력적인 대안으로 한국이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홍콩이나 대만, 싱가포르 등 중화권보다 정부의 입김이 크지 않으면서도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가 유사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면서도 한국에 수시로 다녀갈 수 있기 때문에 자산관리와 운용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다. 이 기회를 활용해 스위스 같은 금융산업 발전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중국인들의 해외자산운용 수요 확대에 부응한다면 아시아의 '스위스'로 도약할 수 있다.
스위스가 뉴욕, 런던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 일류 금융중심국이 될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역금융과 프라이빗뱅킹(PB) 영역에 강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 위안화는 자유태환도 안 되고 자본시장도 개방하지 않았지만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국제화가 진행 중이다. 중국계 은행들이 무역금융에서 유럽과 미국이 차지하고 있던 영역을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2742억달러의 막대한 무역 규모를 자랑하면서도 이를 활용한 금융 비전을 못 찾고 있다.
한국은 스위스의 무역금융과 프라이빗뱅킹에서 배워야 한다. 스위스는 개인 및 기관투자가 전문 자산관리 중심지로서 세계 크로스보더(cross border) 자산관리시장의 약 27%를 차지하고 있다. 스위스에 위치한 312개 은행이 5조5000억스위스프랑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으며, 이 중 51%가 해외 고객 돈이다.
중국 새로운 부유층이 프라이빗뱅킹 서비스를 찾아나서면 한국 자산운용시장은 큰 기회를 맞게 될 것이다. 은행이나 보험과 달리 자산운용업은 많은 자본금 없이도 지식과 소프트웨어만 있으면 후발 주자의 진입이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에 상품이 좋고 운용만 잘하면 된다. 대형사가 아니어도 헤지펀드같이 운용능력의 우위만을 경쟁력으로 삼는 운용사들이 생존하고 있는 이유다. 정부의 금융규제 완화를 발판으로 한국 금융회사들은 프라이빗뱅킹과 보험부문부터 강화할 필요가 있다.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신흥시장 투자를 확대해 세계 금융 중심지로서 한국의 브랜드를 구축할 때다.
[안유화 자본시장연구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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