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KT, 직급제 부활…황창규식 성과제도 불붙을까?
입력 2014-06-17 12:57 

KT가 5년 여만에 직급제를 부활시켰다.
KT는 17일 기업 비전과 직원들의 자부심, 업무성과를 기반한 보상이 가능하도록 지난 2009년말 폐지했던 직급승진제도를 재도입한다고 밝혔다.
KT에 따르면 기존의 매니저 제도는 폐지되고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의 5단계 직급과 호칭이 부활했다. 연구개발(R&D) 분야의 경우 연구원, 전임연구원, 선임연구원, 책임연구원, 수석연구원의 호칭이 부여됐다.
승진의 경우 직급별 전문성, 리더십 등 역량 획득에 필요한 기간을 고려해 직급별로 3~4년의 최소 승진 소요년수를 둬 입사 후 최소 14년만에 부장 승진이 가능하도록 맞춰졌다. 이와는 별개로 탁월한 성과와 역량을 보유한 직원에 대해서는 최소 승진 소요년수를 경과하지 않아도 승진할 수 있는 발탁승진제도도 운영될 계획이다.

KT는 또 급여를 기존 4단계에서 직급체계에 부합하는 5단계로 전환했다.
특별 대사면도 실시된다. KT는 징계직원을 대상으로 승진·평가·직책보임 등 인사상 불이익 해제 및 인사기록카드와 경력증명서 발급 시 해당 징계처분 기록이 기재되지 않는 특별 대사면을 실시하기로 했다. 노사화합 실현과 직원 사기진작을 통한 도전적이고 적극적인 업무분위기 만들기에 나선 것이라는 게 KT측의 설명이다.
김원경 KT 경영지원부문 인재경영실장 상무는 "직원들의 사기진작과 자부심을 고취하여 열심히 일 할 수 있는 사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직급승진제도를 재도입하게 됐다"며 "앞으로 직원들이 비전과 자부심을 갖고 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개편이라는 큰 틀에서 볼 때 KT의 이번 직급제 부활은 직원들의 사기진작의 계기로 이해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월 대규모 특별 명예퇴직이 실시되면서 본사 및 계열사에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던 만큼 직급제로 이를 다잡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업무 분담 및 직급에 따른 책임감 등에서는 효율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만 '삼성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황창규 KT 회장의 입김이 여과없이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매니저'라는 통합 명칭에 대해 황 회장이 초반부터 거부감을 드러냈다고 잘 알려진 만큼 황 회장의 일방적 '삼성 DNA'가 이번에도 드러났다는 설명이다. 황 회장은 매니저 제도에 대해 "위아래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황 회장의 삼성 DNA가 그대로 나타나는 결정"이라며 "직급제 부활로 책임이 높아지는 동시에 성과주의 인사가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로서 통신업계에서는 SK텔레콤만이 매니저 제도를 이어가게 됐다. LG유플러스 역시 직급제로 운영되고 있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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