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사무라이 레버리지 ETF 첫선
입력 2014-06-16 17:44  | 수정 2014-06-16 19:46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이 사상 처음 일본 증시에 레버리지 투자를 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일본 증시가 아베노믹스 약발이 다한 터라 레버리지 상품으로 성과를 내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본 토픽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한국운용과 KB운용의 레버리지 ETF인 'KINDEX일본레버리지ETF(H)'와 'Kstar일본레버리지ETF(H)'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이날부터 거래가 시작됐다.
이번 레버리지 ETF를 놓고 시장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현재 일본 증시 국면에서 섣불리 레버리지 ETF 투자에 나섰다간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시가총액 250억엔(약 2500억원) 이상 대형주들이 상장된 도쿄증권거래소 1부시장지수인 토픽스는 작년 한 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오다 올해 들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토픽스는 2013년 약 52%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 연초 이후 수익률은 -5%로 부진하다.
이런 상황에서 레버리지 ETF에 투자할 경우 토픽스 손실률보다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 누적 수익률이 아닌 일간 수익률에 대해 2배 성과를 추구하는 레버리지 ETF의 구조 때문이다. 즉 지수가 등락을 거듭하는 경우 누적 수익률이 지수 수익률을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투자 직전일 종가가 100인 기초자산 지수를 예로 들어보자. 투자 이후 일별 종가가 △1일차 98 △2일차 94 △3일차 99일 경우, 3일간 단순 지수수익률은 -1%다. 하지만 일별 수익률에 대해 2배 성과를 추구하는 레버리지 ETF의 경우 3일간 누적 수익률은 -2.46%로 지수 수익률보다 못한 성과를 내게 된다. 문제는 올해 들어 토픽스가 보인 주가 흐름이 레버리지 ETF가 성과를 내기에 불리했다는 데 있다. 지난해 말 1302.29로 거래를 마감한 토픽스는 올해 들어 꾸준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 4월 11일 1121.50을 기록하며 저점을 형성한 뒤 현재 1200 초반에서 주가가 형성돼 있지만 변동성이 상당히 컸다. 매일 수익률의 2배 성과를 누적하는 레버리지 ETF로 토픽스에 투자했을 경우 연초 이후 성과는 단순 지수 하락률을 크게 하회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물론 시세 변화를 꾸준히 추적하면서 단기 투자를 할 경우 좋은 성과를 낼 수도 있다. 문경석 KB운용 상무는 "토픽스가 하락하긴 했지만 박스권 내에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일본 주식 거래시간이 국내와 동일하므로 시세를 확인하면서 단기매매 수단으로 활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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