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기관의 강한 매도세에 장 초반부터 하락을 이어가던 코스피가 막판 하락폭을 줄여 1990선을 탈환했다. 하지만 하루사이 10포인트 가까이 빠지면서 뉴욕 증시의 부진 영향을 그대로 받는 모습이었다.
13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20.80포인트(1.03%) 떨어진 1990.85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투자자가 '나홀로 매수'에 나서며 3595억원 순매수해 매도 물량을 받아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545억원과 859억원으로 강한 매도세를 보였다. 기관이 매도 물량을 크게 늘린데다 21거래일째 매수세를 이어가던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서면서 낙폭을 벌였다.
프로그램에서는 차익 거래에서 853억원 순매도가, 비차익 거래에서 1556억원 순매도가 나타나 총 2409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업종별로는 기계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이 떨어졌다. 특히 의료정밀은 4% 넘게 떨어지면서 하락세를 견인했다. 전기가스업, 전기·전자, 건설업, 제조업, 유통업, 증권, 철강·금속, 보험 등도 하락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전 종목이 빠졌다. 특히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전날보다 3% 넘게 떨어졌고 한국전력, 신한지주, 삼성생명도 하락했다.
상승 종목은 상한가 6종목을 포함 343개, 하락 종목 수는 464개였다.
이날 코스닥은 전일 대비 0.20포인트(0.04%) 뛴 536.34로 거래를 마쳤다. 장 중 등락을 반복했지만 막판 뒷심을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05억원과 20억원 매도 우위를 보인 가운데 개인이 243억원 순매수해 물량을 받았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에서는 '대장주' 셀트리온이 0.32% 올라 강보합을 지켰고 파라다이스는 1.49% 뛰었다. CJ E&M은 3% 넘게 올랐다.
상승 종목수는 상한가 6종목을 포함해 419개, 하락 종목 수는 501개였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예비선거에 따른 공화당 대립 가능성과 이라크 내전 가능성 등으로 글로벌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며 "유가도 변동성 커지고 두바이유 1.5% 올랐다"고 지적했다.
불안한 외국인의 신흥국 투자심리가 에너지 가격 급등을 비롯해 주가 하락을 이끈 것.
그러나 김 연구원은 "그간 신고가 행진을 이어오던 뉴욕 증시에서 하락세는 수급 조정을 위한 빌미적 성격이 강하고 우리 증시 역시 21거래일 연속 외국인이 매수를 이어가면서 숨고르기가 필요했다"며 "1950포인트 이하로 빠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주목하는 것은 중국 대기업을 비롯한 중국 금융주의 강세장"이라면서 "이번 우리 증시의 하락은 결국 단기 조정으로 끝나겠지만 중국이 마지막 카드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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