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백화점이 2대 주주인 CNH리스와 결산배당 및 이사 선임안건 등을 놓고 정기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이로써 지난해에 이어 '대구백화점 경영권 다툼 2라운드'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씨앤에이치리스(이하 CNH)는 대구백화점에 보통주와 우선주의 주당 배당액을 각각 1600원, 1650원으로 하는 결산배당안을 주주제안했다. 하지만 대구백화점은 이번 주총 안건으로 54억1575만원을 들여 보통주와 우선주 보유 주주들에게 주당 600원과 650원의 현금을 배당하는 안건을 올렸다. 시가배당률은 각각 2.99%, 0.42%이다. 이에 따라 대구백화점은 정기 주총에서 주주간 표결을 거쳐 결산배당안을 확정하게 됐다.
회사 측과 CNH는 또 이사선임 안건에서도 충돌을 예고했다. 회사 측은 김태식.박일한 사내이사 후보와 이선우 사외이사 후보의 선임 안건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반면 씨앤에이치리스는 황재영.이소일 사외이사 후보와 안호중 기타비상무이사 후보.강경보 비상근감사 후보 등의 선임 안건을 주주제안했다.
1년 전 CNH 측은 대구백화점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해 주총에서 비상임감사 선임 안건을 놓고 회사 측과 표 대결을 벌인 바 있다. 승리는 결국 대구백화점 대주주 측에 돌아갔지만 이후에도 양측은 지분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CNH의 전체 보유 지분은 지난해 말 14.0%에서 현재 15.98%까지 늘었다. 이에 구정모 대구백화점 회장은 지난달 초 백화점 지분 5%를 보유한 대백선교재단 이사직에서 물러나는 형식으로 재단과 특별관계를 해소했다. 재단이 감사 선임 안건에 대한 의결권을 별도로 행사하는 효과를 노린 셈이다. 현행 상법은 최대주주를 견제하기 위해 감사를 선임할 때 최대주주와 특별관계인의 의결권을 합산해 3%로 제한하고 있다.
대구백화점 정기 주주총회는 오는 27일 오전9시 대구광역시 대백프라자 12층 문화센터에서 열린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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