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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홍명보호 화두는 `러시아` 아닌 `리더`
입력 2014-06-12 11:04 
홍명보호의 주장은 구자철(왼쪽)이다. 그러나 컨트롤타워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홍명보 감독은 구자철이 홀로 짊어질 문제가 아닌 모두가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했다. 사진(브라질 이과수)=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브라질 이과수) 이상철 기자] 12일(한국시간) 홍명보호의 브라질 첫 훈련에서 화두는 ‘러시아가 아닌 ‘리더였다. 러시아를 이길 수 있는 방책에 관한 연구보다 리더 부재에 관한 논의가 더 많고 뜨거웠다.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 첫 경기가 1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때 아닌 리더 부재 논란이 일어난 건 지난 10일 가나전 대패 탓이 크다. 한국은 무기력하게 0-4로 크게 졌다. 특히, 0-2로 뒤진 후반 들어 전의를 상실하며 무너지면서 그라운드 위에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선수가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더욱 불을 키운 건 홍명보 감독(45)이었다. 평소대로 논란이 일면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로 임했던 그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외부의 적을 상대하기에 앞서 내부의 적부터 없애기 위한 행동이요 결단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좋은 흐름을 타다가 실점을 허용하면서 경기를 그르쳤다. 가나전만 해도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줄 선수가 있었다면 0-2 이후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경기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 지를 인식할 선수가 필요하고 우린 그렇지 못한다는 점을 인지한다”라며 수긍했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꼭 ‘컨트롤 타워 1명의 부재 탓은 아니라고 부정했다. 그의 지론대로 ‘원 팀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1명의 리더가 아닌 23명의 리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홍명보 감독은 (최근 경기 부진이)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할,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한 명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니다. 전반적으로 선수들이 실점 이후 집중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수비가 흔들렸던 게 컸다”라고 밝혔다. 에둘러 표현했는데, 23명의 태극전사를 일깨우는 일침인 셈이다.

곽태휘(33·알 힐랄)에 이어 대표팀 내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박주영(29·아스날)도 후배들을 독려했다. 박주영은 나이가 많다고 그라운드 위에서 리더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 역할은)각자가 해야 하는 것이다. 난 그저 뒤에서 잘 할 수 있도록 받쳐주려 한다”라고 말했다.
다소 소극적인 태도일 수 있으나, 후배들이 나이를 떠나 모두 다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효과는 분명 있었다. 홍명보 감독의 일침에 선수들도 정신을 바짝 차렸다. 누군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라 그라운드 위를 뛰는 선수들이 스스로 풀어야 하는 과제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박주호(27·마인츠)는 그 논란을 없애는 건 선수들의 몫이다. 분위기라는 게 누군가 어떻게 끌어올리려 해도 안 될 때가 있다. 그렇다고 절대 못 고치는 건 아니다. 앞으로 고쳐 나가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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