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이모작(二毛作)이 한반도의 여름철 강수량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허창회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연구진은 중국 화북지역에서 농산물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1980년대 중반 이후 시행하고 있는 이모작이 한국과 일본 등에 가뭄과 홍수를 강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중국 화북지역에서는 1980년 중반 이후, 농경지를 확장하지 않고 최대 곡창지대인 '화북평원'의 식량생산을 증진시키기 위해 일모작 지역을 이모작으로 변경했다. 이로 인해 첫 번째와 두 번째 농작물의 수확과 파종시기 중간인 6~7월경 농경지에 흙밖에 없는 일시적 사막화 현상이 발생하면서 단기적으로 지표온도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연구진은 이모작이 활발한 1985년부터 2005년까지의 중국지역 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 화북평야의 이모작 확대가 그 지역의 최대일교차를 1.3도 정도 상승시켜, 결과적으로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여름철 장마기간 중 강수량 변동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했다.
장마는 해양과 대륙의 온도차에 의해 발생하는데 대륙의 온도가 더 올라가면서 한반도의 여름철 강수량을 약 20% 이상 늘리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허 교수는 "장마 기간인 6~7월에 한국의 강수량이 적은 해에는 120㎜ 감소하는 반면, 장마 강수량이 많은 해에는 120㎜ 가량 증가하고 있었다"며 "중국 이모작의 영향으로 20% 정도의 강수량 증가 혹은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가 농업생산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는 많았지만 반대로 식생의 변화가 여름철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처음 발견한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기후변화' 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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