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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리뷰] 설렘 안고 천천히 떠나는 로맨틱 시간여행
입력 2014-06-12 09:38 
평화로운 경주로 가슴 설레는 시간여행을 떠난 기분이 든다. / ‘경주


[MBN스타 손진아 기자] 과거 여행을 하다 알게 된 특별한 장소. 여운이 남아 있는 그 장소에 다시 갔을 때 그곳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을까.

‘경주는 추억을 더듬어 경주를 찾은 최현(박해일 분)이 우연히 만난 찻집 주인(신민아 분)에게 변태로 오해를 받으며 연이어 벌어지는 엉뚱한 사건들로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 영화는 장률 감독이 실제 경주에서 본 이름 모를 ‘춘화라는 그림 한 장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들어졌다. 1995년, 지인의 소개로 경주로 여행을 온 장 감독은 영화 ‘경주에 등장하는 경주의 전통찻집 아리솔의 한쪽 벽에 그려진 춘화를 보고 영화 ‘경주에 대한 생각을 처음 떠올렸다.

이후 7년 뒤인 2013년 그는 작품구상을 위해 다시 경주의 찻집 아리솔을 찾았다. 하지만 그때 그 춘화는 자취를 감춘 뒤였고, 춘화의 행방을 찾던 장 감독은 그림이 동국대학교 미술학부 김호연 교수의 작품이라는 걸 알게 됐다. 결국 그는 극적으로 김 교수와 만나게 됐고, 김 교수는 영화 ‘경주를 위해 95년도의 춘화를 재현, 춘화의 제목을 영화와 같이했다.

‘경주가 만들어지기까지 장 감독의 다양한 일화가 담겨 있는 깊은 사연은 영화 속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경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우연한 사건들과 새로운 인연은 관객들에게 낯선 설렘으로 다가가며, 영화 속 신비로우면서도 묘한 분위기가 결말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무엇보다 극의 중심에 서 있는 최현 역을 맡은 박해일의 연기가 눈길을 끈다. 7년 전 기억 속의 춘화를 찾아 경주로 다시 온 그는 조용한 듯 순수하고 능청맞은 매력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며 관객에게 수많은 감정들을 전달한다.

마냥 잔잔할 것 같은 ‘경주에는 웃음코드도 숨겨져 있다. 윤진서, 김태훈, 신소율, 류승완 감독, 정인선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해 긴장감을 선사하거나 궁금증을 자극하는데, 특히 플로리스트 강선생 역으로 특별 출연한 류 감독의 존재감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영화는 천천히 인물을 따라가며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화를 통해 관객에게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물론 천천히 떠나는 로맨틱한 시간여행이 다소 지루함을 느낄 수 있지만 ‘경주는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일상 속에서 선사하는 묘한 분위기가 꿈과 현실의 경계선이 모호해지는 신선한 느낌과 감성을 자극할 것이다. 오는 12일 개봉.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트위터 @mk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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